농심 카구리 큰사발면 이미지컷
카구리 큰사발면. 사진| 농심 제공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식품업계가 모디슈머보다 진화한 프로슈머가 개발한 레시피를 실제 제품으로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모디슈머란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기존 제품을 자신의 취향대로 재창조하는 소비자들을 말하며 프로슈머란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를 합성한 말로 제품개발, 유통과정에까지 직접 참여하는 ‘생산적 소비자’를 뜻한다.

농심이 프로슈머 레시피에 착안해 선보인 ‘카구리 큰사발면’이 라면시장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PC방에서 게임을 하며 즐겨먹던 소비자들에게 맛을 인정받은 레시피가 제품으로 출시돼 1020세대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너구리에 카레 조각을 넣어 만드는 카구리는 PC방에서 ‘게임이 잘 되는 맛’이라는 별명을 얻은 메뉴다.

11일 농심은 카구리 큰사발면이 출시 한 달 만에 230만 개 이상 판매되며 초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카구리 큰사발면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일부 유통점에서는 품귀현상까지 나타났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카구리 큰사발면에 큰 사랑을 보내주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PC 게임을 즐기는 1020세대 소비자들이 카구리 큰사발면과 함께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도 자사 인기 제품인 ‘열라면’과 ‘진짬뽕’을 조합한 ‘열라짬뽕’을 선보였다. 모디슈머 열풍 속에서 SNS를 통해 인기를 얻은 조합을 실제 제품으로 출시한 것이다. 야채와 고추기름을 고온에서 볶은 ‘진짬뽕’의 스프를 액체스프에 넣어 열라면과 하나의 스프로 구성했고 특유의 불맛을 살려 조리 편의성을 높였다. 열라면은 1996년 출시된 장수브랜드로 최근 ‘순두부 열라면’등 모디슈머가 개발한 레시피 등이 화제로 떠오르며 판매량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꿀조합’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모디슈머를 모시기 위해 나선 기업도 있다. 동원F&B는 밀키트 전문 기업 ‘마이셰프’와 협업해 MZ세대 ‘프로슈머’를 위한 레시피 공모전 ‘국민셰프 레시피 서바이벌 밀키트 데뷔전’을 진행한다.

이번 공모전은 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프로슈머를 겨냥해 기획했다. 참가자들은 동원참치, 리챔, 동원 자연산 골뱅이 등 동원F&B 제품들을 주재료로 활용해 본인만의 레시피를 선보이면 된다.

동원F&B 관계자는 “색다른 재미와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제품을 기업에 직접 요구하는 ‘프로슈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며 “앞으로도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품에 반영할 수 있도록 많은 소비자들과 활발히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vivid@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