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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으로 만들어진 제주 재생 유니폼. 제공 | 제주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제주 유나이티드가 친환경 구단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제주는 지난 24일 전북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정규리그 최종 라운드에서 홈 유니폼 고유 색깔인 오렌지색이 아닌 푸른색상 유니폼을 입었다. 이는 바로 팬들의 참여로 탄생한 재생 유니폼 ‘제주 바당’이다. 깨끗한 제주 환경과 제주의 청청한 파도 등 2가지 콘셉트를 담았다.

제주는 제주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함께 ‘No 플라스틱 서포터즈’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 최초로 지자체, 공공기관, 스포츠 구단이 연계해 지역 상생과 사회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사업이다. 골자는 그린포인트 제도의 활용이다. 경기장에 투명 페트병을 반납하여 포인트를 쌓고, 포인트로 구단의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무려 3만400포인트를 쌓은 주인공도 있었다. 노형초등학교 6학년 정지현 군으로 아버지와 함께 무려 152개의 페트병을 반납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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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그린포인트 제도가 시행되는 모습. 제공 | 제주

물론 암초도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라, 무관중 경기로 전환된 것. 현장 참여형 캠페인의 일환인 그린포인트 운영에 대한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제주는 비대면 인증 사진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위기를 타개했다. 그 결과 목표치였던 5000개를 훨씬 웃도는 1만9255개의 페트병이 모여 재생 유니폼으로 재탄생했다. 이전까지의 재생 유니폼과 달리 팬들이 직접 페트병을 모았다는 점에 의미가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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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인트 비대면 인증샷 이벤트. 제공 | 제주

클럽하우스 내에도 클린존이 설치됐고, 선수단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주장 주민규는 “작은 실천이지만 환경보호를 위해 선수들과 함께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자 캠페인에 함께했다. 그래서 (재생 유니폼이) 더 특별했다”라고 미소 지었다. 제주 관계자는 “스포츠라는 순수한 매개체를 활용한 성공적인 사회적인 가치 활동의 모범적인 선례가 될 것”이라면서 “향후 제주 지역 환경 문제 해소를 위해 지속 가능한 사업을 계속 발굴하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어쩌면 작은 실천에서 비롯된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팬들이 하나하나 직접 모은 페트병은 재생 유니폼이라는 큰 물결이 됐다. 제주가 제시한 친환경 스포츠 마케팅의 새로운 기준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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