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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수비수 라클란 잭슨.제공 | 수원FC

[스포츠서울 | 홍천=정다워기자] 수원FC의 센터백 라클란 잭슨(26)은 말 그대로 복덩이다.

잭슨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 수원FC에 입단해 빠르게 팀의 반격을 견인했다. 잭슨은 7월20일 수원 삼성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후 13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이 기간 수원FC는 7승3무3패를 기록했고, 전반기 강등권에 머물렀던 상황을 반전시켰다. 수원FC는 사실상 파이널A 진출을 확정한 상태다.

잭슨은 신장 196㎝의 장신이지만 수비수의 기본 능력뿐 아니라 스피드와 기술, 여기에 정확한 패스 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스리백의 왼쪽에서 뿌려주는 정확한 공간 패스는 수원FC의 확실한 무기로 정착했다. 지난 14일 강원도 홍천 훈련지에서 만난 잭슨은 “패스가 좋다는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경기 전에 수비 뒷공간으로 패스를 찔러주는 패스를 많이 한다. 경기에서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좋다. 제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잭슨이 흔히 말하는 ‘발밑’ 기술이 좋은 이유는 그가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잭슨은 “6세 때 축구를 시작했다. 어릴 땐 항상 스트라이커를 봤다. 레프트 윙에서 뛰기도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뒤로 내려갔다.중앙 미드필더도 해봤고, 결국 센터백이 됐다. 마지막엔 골키퍼를 하다 은퇴하지 않을까”라는 농담을 들려줬다.

잭슨은 올시즌 벌써 2골을 넣었다. 이전까지 프로 커리어에서 기록한 2골과 벌써 타이를 이뤘다. 특히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아크로바틱한 골을 터뜨리며 화제를 끌었다. 잭슨은 “골을 넣은 후 전화를 많이 받았다. 가족, 친구들이 기뻐해줬다”라면서 “확실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운으로 한 게 아니라 확실히 노리고 찼다는 점”이라며 우연으로 넣은 골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커리어에서 골을 거의 못 넣었다. 이번에 넣어보니 좋다. 최대한 많이 넣어보고 싶다. 팀에서도 하나 더 넣으라고 요구한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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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5일 수원 삼성전에서 골을 넣었던 잭슨.제공 | 프로축구연맹

호주 출신의 잭슨은 2014년 브리즈번 로어에서 프로 데뷔한 후 줄곧 A리그에서 뛰었다. 해외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태어난 퀸즈랜드의 타운즈빌과 선수로 활약했던 뉴캐슬은 바다에 근접한 도시였다. 팀은 물론이고 생활 면에서도 낯선 게 사실이다. 잭슨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륙 도시에서 사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어릴 땐 서핑을 했고 축구를 한 후에는 수영을 많이 했다. 바다가 익숙한데 확실히 도시에서의 라이프 스타일은 다르다.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그래도 나이가 들면 반드시 바다 근처로 돌아가고 싶다. 한국에서는 양양에 가본 적이 있다. 분위기가 좋더라”라고 말했다.

수원에서의 생활, 적응에도 무리는 없다. 하우스 메이트인 라스가 있어 더 빨리 한국, 팀에 녹아들 수 있었다. 잭슨은 “아직까지 잘 생활하면서 즐기고 있다. 음식도 맛있고 사람들도 친절하다. 만족스럽다. 라스가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된다. 쉽게 친해졌다. 친구로서 라스를 많이 좋아한다”라며 라스와의 우정을 소개했다.

잭슨은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팀과 리그에 적응했다. 빠르고 거친 K리그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잭슨은 “K리그는 매우 격렬하다. 피지컬적으로 부딪힌다. 공격적이고. 탈취, 전개가 매우 빠르다. 특히 울산과 전북은 90분 내내 풀 집중을 해야 할 정도로 부담스럽고 막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라면서 “수원FC의 스타일도 좋다.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가진 능력을 끌어내는 능력이 있다. 저 역시 팀에서 굉장히 즐기고 있다. 오기 전까지만 해도 걱정을 많이 했지만 K리그에서 오래 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계획이다. (김)건웅이 욕을 많이 알려줬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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