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하는 장현식
KIA 장현식. 광주|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잠실=최민우 기자]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이 가장 큰 문제였다.”

장현식(26·KIA)은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전에서 5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30번째 홀드를 따냈다. KIA구단 최초로 30홀드 고지를 밟은 투수가 됐고,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래로 단 7명만 달성한 대기록인데 장현식이 8번째 주인공이 됐다. 이튿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장현식은 “30홀드는 팀 동료들과 함께 세운 기록이다. 감사하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라는 기록인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나는 등판하면 성호경을 긋는다. 그때 부모님도 함께 기도를 해주시는데, 정말 감사하다”며 아들의 등판을 마음 졸이며 바라보는 부모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실 장현식은 올시즌을 선발 투수로 준비했다. 그러나 자리를 잡지 못했고, 불펜에서 대기해야 했다. 시즌 내내 좋았던 것도 아니다. 5월 한 달간 12경기에서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10.32로 부침을 겪었다. 당시 장현식은 투구 메커니즘을 바꾸는 과정에 있었고, 와인드업 동작이 편해지자 반전을 이뤄내기 시작했다.

그는 “몸을 다시 만들고 나서 일정하게 던질 수 있게 됐다. 와인드업이 가장 큰 차이다. 전반기에는 너무 잘 던지고 싶은 마음에, 완벽한 공을 던지려고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결과가 더 안좋았다. 후반기에는 가운데만 보고 던지자고 했다.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폼을 수정한 장현식은 환골탈태했다. 17일 현재 1승 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하며, KIA의 완벽한 셋업맨으로 자리매김했다. 장현식은 “과거에는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가장 문제였다. 올해는 해보는 데까지 해보자는 심정으로 준비했다.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인데, 너무 못하니까 생각이 바뀌더라. 언젠가는 잘할 거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안됐다”며 생각의 변화가 퍼포먼스 향상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의 격려받는 장현식
KIA 맷 윌리엄스(왼쪽) 감독과 장현식. 광주|연합뉴스

옆에서 지켜본 맷 윌리엄스 감독도 장현식이 대견하기만 하다. 그는 “성공이 자신감을 만들고, 또 다른 성공을 만들어낸다. 장현식의 불펜 등판은 당초 계획했던 건 아니지만, 시즌 내내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30홀드 달성 후 인터뷰를 보니,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했다더라. 사실 원정 경기를 다니다 보면 여건이 좋지 않아 운동하기 어려운데, 할 수 있는만큼이라도 몸을 만들었기 때문에 좋아진 것 같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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