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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민호(오른쪽)가 23일 잠실 LG전에서 결승 솔로포를 친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제공.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18년차 베테랑 포수 강민호(36)가 자신의 첫 번째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르는 만큼 동료들과 함께 정상 대결에 임할 것을 다짐했다.

강민호는 23일 잠실 LG전에서 4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결승포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2회초 첫 타석 솔로포로 기선제압을 이끌었고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그리고 7회초 네 번째 타석에서 내야안타로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수비에서도 활약했다. 선발투수 백정현과 절묘한 호흡을 자랑했고 백정현은 6.2이닝 2실점으로 시즌 13승째를 거뒀다. 9회말 위기와 마주했으나 오승환이 리드를 지키며 시즌 34세이브째를 올렸다. 그러면서 삼성은 LG를 2경기 차이로 따돌리며 2위 자리를 사수했다. 2015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론 KS도 응시하는 삼성이다.

경기 후 강민호도 KS 진출에 의미를 뒀다. 이날까지 타율 0.308 16홈런 6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9로 맹활약하는 것을 두고 “정말로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다. 3할도 욕심나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팀 성적을 내는 것, 어린 투수들을 잘 이끄는 것”이라며 “올해 팀성적이 잘 나오고 있다. 어쩌면 은퇴하기 전 KS를 노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년차였던 2005년부터 꾸준히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산전수전을 겪은 강민호지만 아직 KS 경험은 없다. 올림픽 금메달과 프리미어12 우승,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등 국제대회에서 한국야구 전성기를 이끌었지만 KBO리그에서 정상에 선 적은 없다. 롯데 시절 5차례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했는데 2011년과 2012년 플레이오프가 가장 높은 지점이었다.

[SS포토]\'셀카\'로 우승 모습 담는 강민호
강민호가 2015년 11월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미국과 결승전에서 승리한 후 동료들과 우승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도쿄 | 스포츠서울DB

그래서 더 KS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강민호는 “KS에 대한 환상이 크다. 정말로 가고 싶다. 삼성에는 KS를 뛰어본 선수들이 많다. 이번에 우리 팀에 온 오재일도 그렇다. 오재일은 정말 꾸준히 KS에 나갔다. 나한테 아직도 KS를 못 가봤냐고 놀리기도 한다”고 웃으면서 “KS만 보고 있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는데 투수들 잘 이끌어서 꼭 KS에 올라가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가 불투명한 것도 강민호를 더 집중하게 만든다. 강민호는 ‘이듬해에도 KS를 노릴 수 있지 않나?’는 질문에 “올해가 끝나면 FA가 된다”고 미소지으면서 “일단은 지금이 중요하지 않나. 무엇보다 올해는 지금까지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 더이상 선수 이탈없이 가면 충분히 KS도 갈 수 있다”고 답했다.

KS 우승 외에는 모든 것을 다 이뤘다. 국제대회 우승과 포수 골든글러브, 두 차례 대형 FA 계약까지 두둑하게 커리어를 쌓고 있는 강민호다. 올해 KS 우승까지 이룬다면 ‘우승 포수’ 타이틀이라는 금자탑을 쌓을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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