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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외야수 나성범이 지난 12일 광주 KIA전에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 NC 다이노스 제공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2년 연속 30홈런 이상, 그리고 첫 번째 홈런왕 타이틀이 다가오고 있다. 악몽처럼 전반기를 마쳤지만 흔들림 없이 팀을 이끌며 포스트시즌을 향한 의지도 불태운다. 이대로라면 다가오는 겨울 스토브리그 주인공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NC 외야수 나성범(32) 얘기다.

후반기 최고 타자다. 나성범은 지난 16일 창원 LG전까지 후반기 31경기에서 11홈런을 쏘아 올렸다. 후반기 가장 많은 홈런을 터뜨렸고 후반기 OPS(출루율+장타율)또한 0.954로 0.990의 구자욱(삼성)에 이은 2위다. 전반기 17홈런으로 이 부문 6위였지만 후반기 대폭발을 앞세워 SSG 최정과 홈런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잔여 경기 숫자로 보면 나성범이 최정보다 유리하다. NC가 17일부터 39경기를 남겨둔 반면 SSG는 34경기 남았다. 2016년에도 NC는 에릭 테임즈가 최정과 홈런왕 경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테임즈와 최정은 40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그러면서 테임즈는 NC 구단 최초 홈런왕이 됐다. 5년 만에 나성범이 다시 타이틀에 도전한다.

더불어 ‘홈런왕=MVP’ 공식이 이어질 수도 있다. 나성범이 MVP를 수상한다면 이 또한 2015년 테임즈 이후 구단 최초다. 홈런 외 타격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자리하지는 않았으나 홈런수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다른 지표도 올라간다. 상황에 따라선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개인타이틀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나성범이다.

나성범의 활약은 다가오는 겨울 FA 시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나성범 외에도 김현수(LG), 김재환(두산), 박건우(두산), 손아섭(롯데) 등 특급 외야수가 시장에 나오지만 나성범보다 어린 선수는 한 살 차이인 박건우 뿐이다. KIA, 한화, SSG 등 외야 거포가 필요한 팀이라면 이들을 응시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들 중 나성범의 가치는 가장 높은 곳에 있을 것이다. 나성범이 초지일관으로 증명하고 있는 야구를 향한 진정성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물론 나성범이 NC가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NC의 행보를 돌아봐도 프랜차이즈 스타와 이별할 확률은 지극히 낮다. 그래서 더 최대어가 될 가능성이 높을지도 모른다. NC가 3년 전 양의지 FA 영입시 보여준 적극성이라면 나성범의 몸값 또한 일찌감치 높게 책정될 수 있다.

변수는 메이저리그(ML)다. 지난 겨울처럼 다시 ML행을 추진한다면 시장 흐름에서 이탈할지도 모른다. 이전처럼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해야 하는데 시즌 후 포스팅 과정에서 KBO리그 FA 시장 문이 닫힐 수 있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ML보다 KBO리그가 늦게 종료된다. 12월 FA 계약이 한창일 때 포스팅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나성범에게는 손해다. 지난겨울 나성범 포스팅이 종료된 시점은 1월 10일이었다. 12월에 최대어로 꼽히는 선수들은 일제히 계약을 마쳤다. 빅리그를 응시하는 게 나성범에게는 모험이 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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