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

[스포츠서울 | 안은재기자]연기 인생 20년만에 첫 공포영화에 도전한 배우 김강우가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는 영화 ‘귀문’을 포함해 공포영화, 20년 연기 외길, 영화 ‘내일의 기억’ 그리고 김소혜 등에 대해 털어놨다.

김강우가 영화 ‘귀문’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스크린 데뷔한 후 공포영화라는 장르를 시도한 적이 없던 그가 이번 ‘귀문’으로 첫 시작을 알렸다. ‘귀문’은 집단 살인사건이 일어난 폐쇄 수련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김강우는 심령연구소 소장 도진 역을 맡았다. 도진은 4대 째 무당을 하고 있는 집안의 아들로 수련원 한풀이 굿을 시도하다 죽은 어머니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그곳을 찾았다. 도진은 공모전 영상 촬영을 위해 수련원에 잠입한 김소혜, 이정형, 홍진기를 만나게 돼 사건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진다. 영화 ‘귀문’은 한국 최초로 기획 단계에서부터 2D, Screen X, 4DX 로 제작돼 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오감을 만족시킬 풍성한 체험형 공포를 선사할 예정이다.

처음으로 공포영화에 도전한 그는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포라는 것에 끌렸다. 한 공간 안에서 사람들의 심리를 조여오는 것, 주인공과 함께 그 공간 안에 있는 것 같은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합류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보고 나서는 저 장면에서는 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저도 보고 나서 엄청 무서웠다. 어깨를 하도 움추리고 봐서 몸이 힘들었다. 폐공간 안에 발을 들이는 순간 관객분들이 저와 함께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부담감이 있어서 기대 반, 걱정 반이다”라고 털어놨다.

공포영화를 즐겨보냐는 물음에 김강우는 “즐겨보지는 않았지만 ‘귀문’ 촬영하고 나서 관심이 부쩍 생겼다. 이제는 왜 매니아들이 있는지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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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문’은 현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제 포천에 있는 폐건물에서 촬영했다. 김강우는 “공간 자체가 전기나 수도, 기본적인 것들이 끊긴 상태의 오래된 건물이었다. 공간에 들어가는 것부터 무서웠다. 미술 팀이 밤에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고 하더라. 망가진 괘종시계에서 소리가 났다고 했던 것 같다. 공간이 주는 공포감이 컸다”고 이야기했다. 또 정말 추웠다면서 “차에 시동이 안 걸리고 커피차가 왔는데 얼어서 못 먹었다. 내복을 여러겹 껴입었던 기억이 있다”고 떠올렸다.

올 한해만 영화 ‘새해전야’, ‘내일의 기억’ 그리고 ‘귀문’까지 세 작품이 연달아 개봉하며 김강우는 스크린관에서 누구보다 열일 행보를 하고 있는 배우가 됐다. 그는 “어려운 시기 예기치않게 세 작품이나 연이어 개봉했다. ‘내일의 기억’도 2019년에 촬영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다른 영화들도 개봉이 밀려있다. 제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니 묵묵히 좋은 작품을 해나가는 게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영화 ‘내일의 기억’에서는 개봉 전 뜻하지 않게 함께 호흡을 맞췄던 서예지가 ‘김정현 조종설’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렀다. 그는 “글쎄요, 사실 작품 외적인 반응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 신경쓴다고 해서 그 동안의 일이 개선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내일의 기억’이) 재밌다는 말은 들었다. 모든 상황에 비해 좋은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귀문’은 심덕근 감독의 첫 상편영화 입봉작이다 그는 “근래들어 신인 감독님과 작품을 했다”면서 “처음 심덕근 감독님과 이야기했을 때는 여리고 소심하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는 엄청난 능력과 패기를 보여줬다. 많은 부분에서 의지를 하게 될 정도로 감독님의 능력과 매력에 빠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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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우는 ‘귀문’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김소혜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김)소혜가 걱정을 많이 하고 들어왔더라. 자연스러운 일상 연기를 하다 장르물, 공포영화에서 극한에 몰린 상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걱정했다.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이 친구가 배우로서 엄청난 가능성과 소질이 있다고 느꼈다. 엄살을 부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제가 더 부렸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 20년을 맞이한데 대해 “시간이 금방 간다. 20년이나 됐는데 저는 처음 데뷔할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있다. 내일이 없다는 마음으로 연기한다”고 지금까지 롱런해올 수 있는 비결을 말했다. 그는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게으르지 말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게 제가 살아가는 길인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연기 점수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점수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한편으로는 20년 동안 다른 데 눈 안돌리고 열심히 연기만 해온 거에 대해서는 어깨를 두드려주고 싶다. 한 20점 정도로 하겠다. 저는 제 스스로에게 야박하다 좀 짜다”면서 웃었다.

김강우는 “영화 ‘귀문’을 찍고 일주일은 아무것도 못하고잠만잤다”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극장에서 보셔야 영화의 참 매력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영화 ‘귀문’은 오는 18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사진|CJ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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