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도쿄 올림픽 승마 장애물 예선 경기가 열린 ‘승마 공원’의 10번 장애물 옆에 실물 크기의 스모 선수 조각상. 도쿄|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동효정기자] 승마 올림픽 경기장 장애물 옆에 설치된 실물 크기의 스모 선수 조각상이 선수들 사이에서 논란이다. 승마는 올림픽 종목 중에서 유일하게 동물이 인간과 함께하는 종목이다. 조각상은 상의를 벗고 마와시(샅바)만 입은 채 몸을 잔뜩 구부려 공격 자세를 취하고 있어 말들이 놀라 경기 집중을 방해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4일 영국 대표팀 해리 찰스는 “코너를 돌면 덩치 큰 남자(스모 선수 조각상)의 엉덩이를 보게 된다”면서 “4~5마리의 말들이 이 조각상을 보고 겁 먹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승마 경기장에 스모 조각상 외에도 기모노를 입은 게이샤의 커다란 얼굴, 일본 왕궁 모형, 일본 전통악기인 타이코 북 등 일본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조각이나 조형물을 장애물 코스마다 배치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경기가 펼쳐지는 ‘장애물 비월’은 선수들이 고도로 훈련된 말과 호흡을 맞춰 장애물을 뛰어넘는 종목이다. 장애물 전도, 말의 기수 명령 거부, 시간 초과 등 과실이 나왔을 경우 감점을 받거나 실격 처리된다.

이에 다양한 돌발 상황에서 놀라지 않도록 몇 년간 연습을 하며 훈련된 말들이 놀랄 정도로 커다란 조형물을 설치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대표팀 테디 블록은 “스모 조각상이 정말 사실적”이라며 “진짜 사람처럼 생겨서 좀 으스스하다. 말들은 장애물 바로 옆에서 싸울 준비가 된 모습의 사람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대표 페넬로페 레프레보스트도 “말들이 조각상을 보고 놀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일랜드 대표 오코너는 “경기 중 시선을 빼앗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승마는 마장마술·장애물비월·종합마술 세부 종목에서 개인·단체전이 열려 금메달 총 6개가 걸려 있다. 남녀 구분도 없다. 승마 대부분의 경기는 도쿄 서쪽의 마사 공원에서 열리고, 종합마술의 크로스컨트리만 우미노모리 공원 내 크로스컨트리코스에서 진행된다.

한국의 유일한 승마 출전자인 김동선은 초반 탈락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아들인 김동선은 지난달 24일 마장마술 개인전 예선 경기에 말 ‘벨슈타프’와 출전해 A조 9명 가운데 8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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