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4_남긴 것

[스포츠서울 | 안은재기자]‘보이스4’가 유종의 미를 거뒀다.

tvN 금토극 ‘보이스4: 심판의 시간(이하 보이스4)’이 마지막까지 예측 불가한 전개와 파격적인 엔딩으로 14부작의 막을 내렸다. 지난 31일(토) 방영된 최종화는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4.5% 최고 5.2%, 전국 가구 기준 평균 4.4% 최고 5.0%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함과 동시에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해 동 시간대 1위를 굳혔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수도권 평균 3.3% 최고 3.6%, 전국 평균 3.0% 최고 3.3%로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과 함께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케이블, IPTV, 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방송에서는 7주간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미스터리가 풀리는 동시에 새로운 미스터리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강권주(이하나 분)는 과거 자신이 동방민(이규형 분)과 F 아동요양병원에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고 지금은 폐건물이 된 그 곳에서 자신의 귀에 대해 정확하게 적혀있는 프라이빗 환자 차트를 발견했다.

이후 연쇄살인마 동방민이 벌인 인질극을 데릭 조(송승헌 분)와 비모도 골든타임팀이 해결하며 상황이 마무리되려던 순간 강권주 앞에 꿈에서 들었던 목소리의 주인공이 나타났다. 의문의 여성은 강권주에게 “추억도 되새길 겸 나와 함께 가자. 그런 청력이 너한테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지 않아? 우리와 함께 한다면 그 청력의 비밀을 알 수 있어”라며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강권주 역시 한국계 의사 가드니스 리가 F 아동요양병원 소유주라는 사실과 함께 동방민의 보청기에 새겨진 FR, 가드니스 리의 주소인 파브르랩 청신경 연구소의 관계성에 의문을 품고 있었던 상황.

결국 강권주는 “내 청력의 비밀을 알고 있는 자들과 만났어요. 제가 꼭 봐야 할 것이 있다고 해서 잠시 다녀오려고요. 반드시 돌아올게요”라는 쪽지를 남긴 채 의문의 여성과 함께 자신의 청력의 비밀을 찾기 위해 떠나는 역대급 엔딩이 펼쳐진 것. 특히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죽은 줄 알았던 방제수(권율 분)의 생존은 새로운 미스터리를 증폭시키며 다음 시즌에 대한 궁금증을 폭발시켰다. 방제수는 “전방에 케이스원 타깃이 보인다”라는 의미심장한 대사와 함께 비모도 병원에서부터 강권주를 미행, 마지막까지 호기심을 높인 가운데 ‘보이스4’가 남긴 것을 되짚어봤다.

1. ‘보이스4’ 리얼리티X공포 배가시킨 원동력

마진원 작가, 시대적 키워드 ‘가족’ 신용휘 감독, 청력&다중인격 시각화 연출

‘보이스4’는 “가족 안에서 은폐되는 폭력, 아동 학대를 주제로 한다”고 밝힌 마진원 작가의 말처럼 사회적 범죄의 키워드가 된 가족을 정면으로 다뤘다. 극 초반 강권주와 똑같은 초청력을 가진 빌런의 등장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낸 후 극 중후반 가족 안에서 대물림 되는 폭력의 악순환을 그리며 시청자들에게 시대적 공감을 선사했다. 부친의 학대와 패륜적 가정 환경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잔혹한 다중인격을 만들게 된 빌런. 하지만 그 역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소낭촌민들을 세뇌시키고 가스라이팅한 부친처럼 부모의 악업이 자식의 악업으로 이어진다는 걸 보여줬다. 특히 가족 안의 일이기 때문에 누구한테도 말할 수 없고 감춰왔던 현실과 우리가 가장 귀 기울여야 할 존재는 가까이에 있는 가족이라며 마지막까지 따뜻한 관심을 강조했다.

시즌4의 연출을 담당한 신용휘 감독은 “청력의 시각화를 강조하고 싶었다”는 말처럼 강권주가 수화기 너머 작은 초침 소리를 캐치하고 차에서 새어 나오는 미세한 가스 소리를 들으며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 한가운데 서있는 장면이 펼쳐지는 등 시청자들에게 마치 현장에 있는듯한 경험을 선사했다. 특히 동방민의 다중인격을 시각화한 연출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극 초반 동방민 내면의 3인격 마스터맨(지건우 분), 센터장(이하나 분), 서커스맨(김유남 분)을 실제 존재하는 인물처럼 영상화했고, 동방민의 아지트인 레드룸과 그 내부에 다각도로 세워진 거울을 통해 그의 다중인격을 시각화하며 리얼리티와 공포감을 배가시켰다.

2. 송승헌-이하나-백성현, 트라우마+상처 극복 후 더 단단해진 성장

이규형, 역대급 5인격 연쇄살인마로 보여준 절정의 연기력

송승헌은 하드보일드한 액션, 숨겨진 사연에 대한 트라우마, 감정 연기까지 잡아내며 원칙주의 형사 데릭 조로 ‘보이스’의 전무후무한 젠틀 캐릭터를 만들었고, 이하나는 비모도 골든타임팀을 통솔하는 포용적 리더십과 피해자의 작은 목소리 하나하나에도 귀를 기울이며 다시 한번 따뜻한 카리스마를 가진 보이스 프로파일러 강권주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입증했다.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용기를 건네며 두 사람이 보여준 파트너 호흡은 몰입도를 증폭시킨 이유였다.

특히 송승헌, 이하나, 백성현은 과거에 겪은 상처와 고통을 극복하며 단단해진 성장을 보여줬다. 데릭 조는 양부에게 겪은 끔찍한 아동 학대 후유증을 이겨내고 동생을 죽인 살인마에 대한 복수심을 멈추는 강인함으로 눈길을 끌었다. 강권주는 도강우(이진욱 분)에게 “도팀장님 나요, 내 흉내내면서 살인하고 다닌 범인 내 손으로 잡았습니다. 주변 누구의 안타까운 희생 없이요. 그러니까 팀장님도 그 곳에서 편히 쉬세요”라며 그에 대한 미안함을 내려놓고 경찰로서, 센터장으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 시즌4로 복귀한 심대식은 동방헌엽(장항선 분)의 이중스파이로 활약하며 죽음의 위기에서도 동방민을 끝까지 놓치지 않은 끈질긴 근성을 폭발, 모태구(김재욱 분)에게 살해 당하기 직전까지 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딛고 형사의 진면모를 보여줬다.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규형은 착한 동방민, 마스터맨, 센터장, 서커스맨은 물론 본 인격인 소년 동방민까지 5개 인격을 가진 연쇄살인마로 역대급 빌런의 탄생을 알렸다. 특히 5개 인격을 모두 표현해야 하는 어려운 캐릭터임에도 이규형은 눈빛, 말투, 목소리 톤 등 각 인격들의 특징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절정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매회 화제를 몰고 왔다. 이들뿐만 아니라 매 에피소드마다 저마다의 사연과 캐릭터 색을 보여줬던 손은서, 김중기, 송부건, 강승윤 등은 끝까지 방심할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하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3. 생명 살리는 ‘골든타임’의 중요성

‘보이스4’가 시즌을 뛰어넘어 전하고 싶은 변함없는 이야기

가족에게 버림받아 오갈 곳 없는 사람들의 약한 부분을 건드리고 어린 시절의 학대로 생긴 인격 장애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등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리얼함으로 긴장감과 공포를 선사한 ‘보이스4’. 이를 통해 가정 폭력, 아동 학대, 보이스피싱처럼 최근 코로나19와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몰입도를 높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피해자의 사연에서 현실 공감을, 신종 범죄의 덫에서 벗어나려는 비모도 골든타임팀의 고군분투에서 손에 땀을 쥐는 스릴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매회 벌어지는 코드제로 사건과 시간 경과를 보여주는 자막은 ‘3분 출동, 5부 제압, 10부 검거’의 골든타임이 피해자들의 생명을 살리고 범죄를 예방하는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안전 장치라는 걸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편 tvN 금토극 ‘보이스4’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그린 소리 추격 스릴러로 지난 31일 14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사진|tvN ‘보이스4’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