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안산 \'이겼다\'
안산이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준결승에서 미국의 매켄지 브라운을 상대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도쿄=김용일기자] 여자 양궁대표팀의 ‘막내’ 안산(20·광주여대)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하계올림픽 단일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와 슛오프 접전 끝에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로 꺾었다. 앞서 혼성전과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개인전마저 접수하며 3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하계올림픽 역사에서 3관왕을 달성한 건 ‘2001년생’ 안산이 처음이다.

16강에서 하야카와 렌(일본), 8강에서 디피카 쿠마리(인도)를 연달아 누른 그는 4강에서 맥켄지 브라운(미국)마저 슛오프 접전 끝에 제치고 ‘파죽지세’ 결승 고지를 밟았다. 결승 상대는 8강에서 여자 대표팀 ‘주장’ 강채영을 누른 오시포바.

[올림픽] 슛오프 쏘는 안산
도쿄 | 연합뉴스

안산은 1세트 첫발을 8점에 꽂아 불안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2~3번째 화살을 모두 10점에 꽂으며 영점을 잡았다. 오시포바도 9점, 9점, 10점으로 28점을 기록한 가운데 나란히 세트 포인트 1점씩 따냈다.

감 잡은 안산은 매섭게 활을 쐈다. 2세트 세 발 모두 ‘10점’을 쏘며 ‘올 텐’을 기록했다. 오시포바도 최초 두 발을 10점에 쐈으나 마지막 화살은 9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안산은 3세트에 다시 첫 발이 8점에 그쳤다. 이후 9점과 10점을 쐈지만 오시포바가 9점, 9점, 10점을 쏘면서 28점으로 안산을 제쳤다. 세트 포인트 3-3. 4세트는 승부처였다. 안산은 9점, 9점, 9점으로 27점을 기록했다. 반면 오시포바는 흔들림 없이 10점 2개를 포함해 29점을 기록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위기에 몰린 안산. 그러나 다시 집중력을 발휘했다. 최초 9점을 쏜 뒤 10점, 10점을 해냈다. 오시포바는 9점만 세 개를 쏘면서 안산이 슛오프로 끌고갔다.

우승의 여신은 안산의 손을 들었다. 그는 10점 과녁에 명중했다. 오시포바는 8점에 그치면서 안산의 3관왕이 확정됐다.

예기치 않은 논란을 딛고 해낸 것이어서 더욱더 값지다. 앞서 안산은 혼성전과 여자 단체전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그런데 온라인에서 ‘페미니스트여서 짧은 머리를 한 게 아니냐’는 주장과 더불어 그가 과거 SNS에 일부 남성 혐오적 표현으로 보이는 글을 썼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일부 외신은 국내에서 안산의 페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기사를 다루면서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됐다.

하지만 안산은 자신의 활에만 집중했다. 근거 없는 주위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하면서 이번 대회 세 번째로 시상대 정중앙에 섰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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