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김제덕, 3관왕 향해
올림픽 양궁대표팀 김제덕이 27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개인전 64강 아레네오 데이비드(말라위)와의 경기에서 화살을 쏜 뒤 홍승진 감독과 주먹을 맞대고 있다.도쿄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17세에 올림픽 챔피언, 그것도 2관왕이 된 김제덕은 어깨 부상을 극복하고 정상에 섰다.

김제덕은 지난해까지 어깨충돌증후군에 시달렸다. 중학교 시절 당한 부상을 안고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이로 인해 정상 훈련보다 치료와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이 시기에 도움을 준 사람이 대우으뜸병원의 이성만 병원장이다. 으뜸병원은 삼성 라이온즈, 대구FC 공식지정병원이고 이 원장은 평창올림픽 컬링의 ‘팀킴’을 후원한 스포츠의학 전문의다.

이 원장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김제덕을 처음 만났다. 그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당시엔 어깨 통증이 심했다. 어깨 힘줄이 뼈, 조직과 충돌하는 게 원인이었는데 어깨, 팔을 많이 쓰는 수영, 핸드볼 선수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부상이었다. 예천에서는 회복이 어려워 대구까지 왔던 기억이 난다”라고 회상했다.

알려진 대로 김제덕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조부모와 생활했고, 생활도 넉넉하지 못해 치료, 재활 부담이 컸다. 이 원장은 김제덕의 사정을 듣고 후원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 원장은 “어려서부터 양궁신동이었다는 말을 들었다. 직접 겪어보니 어린 선수가 정말 성실하더라. 재능 있는 선수가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다”라는 배경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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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덕과 이성만 으뜸병원 병원장.제공| 으뜸병원

이 원장의 후원 속에 김제덕은 많게는 주 2~3회, 적게는 1회 정도 대구를 방문해 치료와 재활을 병행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김제덕은 성숙한 태도로 힘든 과정을 소화했다. 이 원장은 “재활이라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웬만한 정신력이 아니면 버티기 힘들 때도 있다. 힘든 내색하는 것을 한 번도 못봤다. 재활 태도를 그보면 선수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엄청난 목표 의식 때문인지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재활을 즐기더라. 나아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더 성실하게 치료와 재활을 소화했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원장이 꼽은 김제덕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감이다. 그는 “평소에는 다른 10대와 다른 점이 별로 없다. 일상 이야기를 하다보면 영락 없는 그 나이대 청소년이다. 그런데 양궁 이야기만 나오면 눈빛이 달라진다. 자신감이 엄청나다. 사실 올림픽에 가는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좋은 경험을 하는 것만으로 의미있다고 봤다. 하지만 김제덕은 성적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어린 선수가 어떻게 그런 정신력을 갖췄는지 모르겠다”라며 말하며 웃었다.

어깨가 아팠던 김제덕은 이 원장의 도움을 받아 ‘금메달’ 어깨를 갖게 됐다. 이 원장도 이번 대회를 가슴 졸이며 지켜봤다. “사실 제가 도움을 줬다고 하지만 금메달은 김제덕 스스로 만든 것이다. 결국 개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저는 별로 한 게 없다.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몸을 낮춘 그는 “경기를 보며 많이 떨리더라. 김제덕과 제 아이들 나이가 비슷하다. 학부모의 심경으로 자식이라 생각하고 경기를 봤다. 놀라웠고 뭉클했다.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잠깐 반짝이는 게 아니라 앞으로 오랜 기간 한국 양궁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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