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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 배우 조인성이 영화 ‘모가디슈(류승완 감독)’로 3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김윤석, 허준호 등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선배들과 함께하며 시너지도 냈다.

조인성은 28일 개봉한 ‘모가디슈’에서 까칠하지만 속정 깊은 엘리트 강대진 참사관으로 열연했다. 극중 소말리아 내전 이야기를 그리기 위해 해외 촬영이 불가피했고 모로코에서 4개월간 올로케이션을 진행했다. 조인성은 “아프리카라고 하면 덥다 생각하시는데 한국의 무더위보다 낫다. 견딜만 했다”며 “처음엔 어떻게 찍나 막연하긴 했다. 현지 적응을 할 수 있을지 고민도 했다. 선발대로 갔던 (김)소진 배우가 많은 정보를 습득해서 알려준 덕분에 슬기롭게 모로코 생활을 했다. 촬영을 마치고 서울로 갈 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시작됐다. 당시 공항에 나왔을 때 어수선했고 우리도 고향으로 돌아가는 마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크랭크업을 한지도 일년이 훌쩍 지났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모가디슈’는 여름 대전에서 첫 주자로 개봉을 결심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조인성은 “용기를 냈다”는 짧지만 진정성 있는 한마디로 심경을 대변했다. 이어 “상황상 우리 영화를 보러 극장에 와달라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그저 무더운 여름에 좋은 영화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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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성’ 이후 3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모가디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인성은 “류승완 감독, 나아가 김윤석, 허준호 선배와 함께였기에 주저하지 않았다”며 “영화라는 작업은 모두 함께해야 가능하다. 그간 타이틀롤에 대한 부담감이 많았다. ‘모가디슈’는 김윤석, 허준호 선배라는 두 거목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모두 각자의 몫만 집중하면 됐다. 그래서 심플하고 가벼운 마음이었다.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이 앙상블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오랜만에 느낄 수 있는 시점이었다. 의지할 곳이 있다는 건 그만큼 여유가 생긴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전보단 더 크게 이 작품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만족했다.

‘배우 조인성’ 하면 톱스타임에도 인간적인 매력이 동반되는 배우로 꼽힌다. 조인성은 “그렇게 살려고 의도한 건 아니다. 주변에 좋은 분들 덕분인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내가 딱 봐도 선하지 않나(웃음). 앞으로도 악역은 못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할거 같다. 대중이 내게 보고 싶은 모습도 보여드려야 하고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도 잘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1998년 고등학생 시절 모델로 데뷔한 조인성은 1981년생으로 어느덧 40대에 접어들었다. ‘모가디슈’는 자신의 생일에 개봉해 더욱 뜻깊다. 조인성은 “40대라는 나이는 점점 책임질 일이 많다. 책임을 진다는 건 어느 정도 통찰력도 가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조심스럽기도 하고 용기가 안나는 것들이 있다”며 “그런 부분을 선배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봤는데 ‘모가디슈’를 하면서 진짜 응원을 많이 받았다. 그동안 활동을 하면서 가지고 있는 의문점, 방향성 등의 모호함이 있었는데 물어볼 수 있는 선배가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인거 같다. 응원 받을 때마다 용기가 나고 위안이 됐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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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모가디슈’는 톱스타 조인성의 삶에 단비 같은 작품이 됐다. 배울 수 있는 선배들에 용기를 얻었고, 모로코 올로케이션도 조인성에게는 힐링이었다. 조인성은 “고등학교 이후로 이렇게 자유로운 조인성으로 살았던 건 처음이다. 모로코에서 4개월 동안 생활하며 나를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하고 싶은걸 하고, 가고 싶은 곳도 가면서 살았다. 국내에서는 나뿐 아니라 함께하는 스태프들까지 나 때문에 자유롭지 못한 순간들도 있을텐데 모로코에서의 경험들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제는 다시 톱스타 조인성의 위치로 돌아왔다. 자신의 이름값이 스스로에 무겁진 않을까. 조인성은 “꼭 그렇진 않다. 부담스러울 이유가 없다”며 “내가 국가대표도 아니지 않나. 지금은 한국을 대표해서 2020 도쿄 올림픽에 참석한 분들이 더 큰 부담이지 않나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2020 도쿄 올림픽도 열심히 시청중이라는 조인성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힘든 올림픽이지 않을까, 외로움을 느끼진 않을까 싶다. 감히 공감해 본다”는 말과 함께 “메달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선수들의 안전을 우선시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했다는 자부심을 충분히 느꼈으면 좋겠다.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IOK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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