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럭비 한일전 투혼
대한민국 럭비 대표팀이 28일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일본과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최민우 기자] 한국 럭비 대표팀이 ‘숙적’ 일본에 패했다.

럭비 대표팀은 28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7인제 럭비 11-12위 결정전에서 일본에 19-31(12-19 7-12)로 졌다. 아시아 최강인 일본의 벽은 높았다. 올림픽 첫 출전에 나선 대표팀은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경기 초반 기세는 좋았다. 전반전 첫 공격에서 안드레진 코퀴야드가 46초만에 수비를 제치고 트라이에 성공했다. 거친 태클과 견고한 수비벽을 완벽하게 뚫어냈다. 이어 코퀴야드는 컨버전킥까지 성공시켜 7-0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연이어 실점을 허용했고, 전반전을 12-19로 마쳤다.

후반들어 격차는 더 벌어졌다. 특히 체력의 한계가 드러났다. 트라이와 컨버전킥 각 1개씩 허용했다. 하지만 대표팀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시간이 적은 탓에, 역전을 노릴 순 없었다. 하지만 정연식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트라이에 성공했고, 코퀴야드도 컨버전킥을 성공시키며 19-26까지 추격했다. 승부에 쐐기를 박으려는 일본의 공격도 필사적으로 막아내려 노력했다. 하지만 점수 차는 더 벌어졌고 19-31로 패했다.

경기를 마친 뒤 코퀴야드는 태극기를 든채 “일본만큼은 이기고 싶었다. 일본에 지면 특히 더 아프다. 태극기를 도쿄스타디움에 올리고 싶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나는 한일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내 외모만 보면 ‘용병’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전형적인 한국인이다. 외모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았지만, 마음과 감정, 열정은 어머니께 받았다. 앞으로 한국 럭비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에서 최하위로 마감했지만, 세계 무대를 향한 위대한 첫 걸음을 뗀 럭비 대표팀이다. 1923년 럭비가 국내 도입된 이후 약 100년만에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쾌거를 이뤄냈다. 럭비 대표팀은 2019년 11월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홍콩에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사상 첫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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