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키움 서건창, 득점권 기회에서 아쉬운 뜬공 아웃
키움에서 LG로 트레이드된 서건창.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는 실패다. 프리에이전트(FA) 등급제를 고려해 당시 소속팀에 추가삭감을 요청해 연봉을 낮췄는데 손해만 볼 전망이다. 트레이드로 인해 키움에서 LG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된 서건창(32) 얘기다.

초유의 자진삭감이었다. 지난겨울 서건창은 키움 구단과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9500만원 추가삭감을 요청했다. 당초 키움 구단은 2020년 연봉 3억5000만원에서 3000만원이 줄은 3억2000만원을 제시했다. 그런데 서건창은 9500만원 추가삭감을 요청했고 키움 구단은 서건창의 요구를 승낙했다. 그러면서 서건창은 지난해보다 연봉 1억2500만원이 줄은 2억2500만원에 사인했다.

나름 이해할 수 있는 판단이었다. 서건창은 예비 FA다. FA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향상시기키 위해 지난해 스스로 연봉을 줄였다. 당초 키움이 제시한 3억2000만원에 사인할 경우 A등급이 될 확률이 높다. 당시 키움은 조상우가 3억3000만원, 최원태가 2억9000만원, 이정후가 5억5000만원에 사인했다. 박병호는 15억원, 한현희는 2억9000만원을 받는다.

FA 계약자를 제외하고 구단 연봉 3순위 이내, 그리고 전체 연봉 순위 30순위 이내면 FA A등급이 된다. A등급 선수의 외부 FA 영입이 이뤄지면 FA를 영입한 팀은 전소속팀에 20인 보호 명단외 보상선수 1명+연봉 200%, 혹은 연봉 300%를 건네야 한다.

경쟁이 붙어야 FA 몸값도 올라간다. 서건창은 보상규모가 큰 A등급보다는 B등급(25인 보호 명단외 보상선수 1명+연봉 100% 보상, 혹은 연봉 200% 보상)을 원했다. 타구단 이적시 부담이 적은 FA가 되면서 9500만원 손해를 만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키움에서 B등급이었던 서건창은 LG 유니폼을 입으면서 A등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에서 서건창보다 연봉이 높은 선수는 유강남과 채은성 뿐이다. 둘다 올해 연봉 3억원을 받는다. 차 단장은 이 부분에 대해 “FA가 되는 것은 알았지만 우리팀으로 와서 등급이 바뀌는 것은 몰랐다. 서건창 선수가 FA가 됐을 때 계획은 상황을 보고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LG 구단이 서건창의 등급 변수까지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키움 또한 트레이드로 인한 등급 변화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트레이드 확률이 지극히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월 키움 프런트를 이끌었던 김치현 단장은 “올해도 우리는 우승에 도전한다. 김하성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간 상황에서 서건창 선수가 트레이드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갑자기 선발진이 무너졌다. 한현희와 안우진이 방역수칙 위반에 따른 징계를 받아 후반기 정상 출장이 불가능하다. 제이크 브리검의 이탈까지 더해 키움은 현재 선발진 기둥 세 개가 뽑혔다. 트레이드를 통한 선발투수 영입을 추진했고 LG와 카드가 맞아 정찬헌을 데려왔다. FA 시장에서 어떤 결말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서건창만 큰 손해를 봤다.

한편 아직 서건창의 A등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FA 등급은 발표된 연봉이 아닌 인센티브를 포함한 실수령액을 기준으로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FA 등급을 결정하는 기준 시점은 한국시리즈 종료 후다. 한국시리즈 종료 후 KBO는 10구단으로부터 선수단 실수령 금액을 전달받고 이를 기준으로 FA 등급을 결정한다. 인센티브를 포함한 총액 변수가 남아있다. 하지만 연봉만 놓고 봤을 때 서건창은 A등급으로 FA 시장에 나올 확률이 높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