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리메이크 발라드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본격적인 무더위와 장마가 계속되면서 여름 히트곡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음원차트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십수 년 전 히트를 친 발라드곡들이 리메이크 버전으로 재탄생하며 리스너들의 여름 감성을 촉촉이 적시고 있다.

최근 가요계는 뉴트로 열풍을 타고 리메이크 곡 발매가 한창이다. 그중에서도 유독 여름 감성을 자극하는 발라드곡들이 돋보인다. 한 가요 관계자는 “최근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남성 보컬그룹 ‘MSG워너비’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미디엄 템포’의 곡들이 방송에서 다시 재평가 받으면서 2000년대 가요계를 뒤흔들었던 발라드곡들까지 재소환되고 있다”며 “미디엄 템포 발라드의 귀환은 그때 그 시절의 향수와 추억까지 소환한다”고 말했다.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에서 톱3에 올라 스타덤에 오른 가수 이무진이 재해석한 ‘비와 당신’도 연일 음원차트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비와 당신’은 영화 ‘라디오 스타’ OST이자 극중 배우 박중훈이 부른 곡으로 실제 음원 발매까지 됐던 동명의 곡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OST로 사용된데다 장마철과 맞물리며 인기를 얻는 중이다. 가수 강타는 H.O.T.의 히트 발라드 곡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을 24년 만에 리메이크했다. 이번 리메이크 곡은 원곡을 작사·작곡한 유영진 SM 이사가 다시 프로듀싱을 맡아 한층 풍부한 사운드로 재탄생시켰다.

배우 김대명이 직접 부른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OST ‘가을 우체국 앞에서’도 공개됐다. 지난 1994년 발매된 가수 윤도현의 솔로 데뷔 앨범에 실린 동명의 타이틀곡을 리메이크했다. 원곡이 가지고 있는 포크 사운드를 피아노, 관현악 위주의 편곡으로 재해석한 발라드다. KBS2 드라마 ‘이미테이션’의 극 중 걸그룹 티파티의 멤버 마하(정지소 분)도 화요비 ‘만약에 우리 둘 중 하나라도’를 리메이크했다. 사랑보다 소중하고 애틋한 이별 이야기를 슬프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그려낸 팝 발라드 곡으로 애절한 감성 보이스가 돋보이는 화요비의 원곡을 마하 특유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소화해냈다.

듀엣곡도 새로운 버전으로 잇따라 발매된다. 가수 백지영은 FT아일랜드 이홍기와 듀엣곡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리메이크 버전. 백지영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이홍기의 허스키한 음색이 만나 새 버전의 노래가 완성됐다. 가수 정인은 13일 음악 프로젝트 ‘방구석 캐스팅’을 통해 자신의 히트곡 ‘장마’를 듀엣곡으로 편곡한 버전을 발매했다. 원곡 작곡자이자 코러스로 호흡을 맞춘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영준이 이번에 다시 정인과 10년 만에 재회, 피처링에 참여해 정인과 아련한 하모니를 완성했다.

2000년대 초반 ‘미니홈피 신드롬’을 일으켰던 싸이월드가 서비스 재개를 앞두고 역대 톱100 곡을 MZ세대가 좋아하는 가창자들이 나서서 다시 부르는 ‘싸이월드 배경음악(BGM) 2021’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첫 번째 가창자로 가수 소유가 힙합 듀오 프리스타일의 ‘Y’를 리메이크 했고, 기프트는 대표 모던록 밴드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을 리메이크해 신선함과 아련함을 동시에 선사하며 리스너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12월까지 총 20팀의 아티스트가 매주 음원을 발매할 예정이어서 발라드 리메이크 열기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음원 라인업으로 ‘고칠게’, ‘눈의꽃’, ‘수취인불명’, ‘애인있어요’, ‘자니’, ‘후회는 없어’, ‘오피셜리 미씽유’ 등이 공개되면서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아티스트들이 과연 어떤 노래를 부르게 될지, 향후 발매될 음원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미스틱스토리, 스튜디오마음C, 싸이월드, 이홍기 SNS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