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

[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데뷔 20주년을 맞은 장나라, 이제는 ‘동안’ 말고 ‘믿고 보는 롱런 배우’라는 수식어는 어떨까.

장나라는 KBS2 ‘대박부동산’에서 퇴마사 홍지아 역으로 분해 기존 러블리한 이미지와는 다른, 카리스마 넘치는 부동산 사장으로 열연했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장나라는 2000년대 초 가요계는 물론 드라마, 영화, 예능 등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장본인이었다.

그는 2001년 5월 1집 앨범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로 데뷔,시트콤 ‘뉴 논스톱’에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국민 여동생에 등극했다. 이어 SBS ‘명랑소녀 성공기’에서도 대성공을 거두며 각종 CF도 섭렵했다. 노래 ‘기도’, ‘그게 정말이니’. ‘나도 여자랍니다’ 등 히트곡을 연달아 발매했으며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며 ‘천후’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2014)’, ‘너를 기억해(2015)’, ‘한번 더 해피엔딩(2016)’, ‘고백부부(2017)’,‘황후의 품격(2018)’, ‘VIP(2019)’ 그리고 ‘대박부동산’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톱스타에서 믿고 보는 롱런 배우가 됐다.

장나라는 20년을 길게 달려올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참 굉장히 너그럽게 봐주신 덕분”이라고 웃었다. 그는 “팬 분들에게 굉장히 감사한 게 제가 버라이어티한 연예인이 아님에도 예쁘게 봐주시려는 게 느껴진다. 눈물나고 힘들고 괴로운 순간도 있었지만 20년이 지나보니 참 감사한 인생이다 싶다”고 털어놨다.

20년의 세월을 뒤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데뷔’라고 꼽았다. 장나라는 “내가 데뷔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가득 찬 사춘기를 보냈다. 내 미래는 어떻게 될까라는 고민이 많았는데 그 첫 포문을 열었을 때 가장 놀라웠던 것 같다. 제 인생에서 데뷔가 가장 큰 이슈가 아니었나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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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KBS2 ‘대박부동산’에서도 어김없이 믿고 보는 장나라의 저력을 발휘했는데. 장나라는 “퇴마사라는 캐릭터에 끌렸다”면서 “제 인생에서 만날 수 있을까 싶은 독특한 캐릭터였다. 오컬트도 그렇지만. 저는 둥글하고 납작한 편이라 날카로운 인상이 안 나온다. (그래서) 날카로운 인상을 만들고자 집에서 눈을 치켜뜨는 연습을 했다. 오빠에게 장난으로 협박하거나 괴롭히는 말투도 굉장히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어 “대박부동산은 겉으로 보기에는 차가운 이야기일 수 있지만 따듯한 정서를 품고 있다. 크게 볼 대는 ‘남들 아프게 하지 말자’, ‘따듯하게 감싸주자’라는게 큰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대박부동산’에서 장나라는 정용화와 퇴마사와 영매로 한 팀이 돼 호흡했다. “정용화 친구는 저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너무 프로페셔널한 친구다. 저희 (드라마) 색깔 자체가 뚝 떨어지는 일들이 많은데 정용화 씨와 강홍석 씨가 현장 분위기를 살리려고 애써주셨다. 이 친구(정용화)가 재주가 엄청 많고 모창을 잘 한다. 촬영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용화를 보면 웃게 된다”

한편 함께 호흡을 맞췄지만 ‘대박부동산’에서 로맨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도 존재했을 것. 장나라는 “미팅 때부터 러브라인은 없는 걸로 이야기를 잡고 갔다”면서 “미국 드라마 ‘엑스파일’의 멀더와 스컬리의 관계성을 좋아했다. 남녀의 러브라인을 뛰어 넘어 서로의 목숨을 맡길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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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작품 도중에 자신에도 두 번이나 편지를 써준 강말금(주 사무장 역)에게도 무한한 감동을 표현했다. 강말금은 장나라(홍지아 역)의 ‘대박부동산’ 실무를 봐주는 주 사무장 역으로 작품 내내 두 사람은 한 팀이 돼 절친한 짝궁 호흡을 보여줬다. 장나라는 “말금 언니는 참 크래커같은 느낌이 있다. 담백한 듯 하면서 계속 손이가고 파삭한 것 같은데 맛이 뚜렷하게 남는 느낌이 있다”면서 찰진 비유를 이어갔다. 그는 “드라마 하면서 언니에게 편지를 두 번 받았는데 정말 너무 큰 힘이 됐다. 저도 아쉽거나 속상한 부분이 있었는데 편지를 보고 강말금 언니에게 “이걸로 다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음에 아쉬움 속상함 없이 언니가 대박부동산 잘 보낼 수 있게 응원하는 말을 해줘시 이런 사람들을 살면서 몇번이나 볼까 생각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연예계 대표 ‘동안 스타’의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그는 민망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장나라는 “좋게 써주시려고 앞에 (동안을) 붙여주시는 것 같은데 실제로 보면 제 나이 컨디션에 맞는 얼굴을 하고 있다. 좀 어려보일 수 있는 여지를 주신, 동글종글한 얼굴과 사이좋은 이목구비를 주셨다. 딱히 동안의 비결은 없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저는 동안이라고 이야기를 안 했는데 보는 분들이 동안이라고 하셔서 굉장히 당혹스럽다”면서 “그거 말고 다른 것으로 불리고 싶은데 다른 게 없어서 동안이라고 불리지 않나. 앞으로 앞에 붙일 수식어는 제가 살면서 열심히 만들어보겠다”라고 데뷔 20년을 넘어 앞으로도 쭉 신뢰가는 배우로 활약할 것을 예고했다.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사진|라원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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