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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 경기가 꼬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가나와 평가전에서 나온 예기치 않은 퇴장 상황에 아쉬워하며 말했다. 2020 도쿄올림픽 본선을 대비하는 그는 1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 평가전에서 3-1로 이긴 뒤 “선수들이 (퇴장 변수로) 체력적으로 힘들게 된 상황에서 어떻게 이겨내는지 보려고 했다”며 “수적 열세일 때 경기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달 말 올림픽 최종 엔트리 제출을 앞둔 김 감독은 총 28명을 소집, 가나와 두 차례 경기에서 모두 활용할 뜻을 밝혔다. 이날 첫판에서 선수들은 초반부터 의욕적으로 나섰다. 전반 18분 이상민의 헤딩 선제골이 터지면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전반 38분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상대 진영 중앙에서 애비아시 퀘이 사무엘의 공을 빼앗으려던 김진야가 반칙을 범했다. 그러나 채상협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김진야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김진야가 공이 빠진 상황에도 무리하게 발을 뻗었다가 사무엘의 발목을 밟은 장면이 잡혔다. 김진야 뿐 아니라 동료, 벤치의 김 감독 모두 무척 당황해했다.

하지만 김학범호는 플랜B로 침착하게 돌아섰고 후반 이승모, 조규성의 연속포로 승기를 잡았다. 비록 한 골을 내줬으나 더는 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사실 우리가 준비한 시나리오가 (퇴장 변수로) 엉킨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준비한 것을 시행했고 선수들이 잘 따랐다”고 말했다. 후반전을 앞두고 그는 선수들에게 “1명이 모자란다고 수비 라인을 내리지 말라고 했다. 그럼 (가나 공격에) 오히려 더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인을 올려서 P2지역(중앙)에서 더 템포를 빠르게 하라고 했는데 나름대로 적중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후반 대거 교체하며 선수들을 점검했다. 그러나 교체 명단에 포함됐던 이강인은 이날 뛰지 않았다. 이에 대해 “투입할 생각이 없었다”며 “불가피한 경우가 있으면 하려고 했으나 거의 없었다. 다음 경기엔 안 뛴 선수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승우 등 이날 뛴 선수들의 개별 평가는 함구했다. 김 감독은 “올림픽으로 가는 데 훈련 과정의 일환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15일 가나와 두 번째 경기에서도 실험적인 형태로 운용할 뜻을 보였다.

앞서 이날 원톱으로 선발 출격해 후반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 맛을 본 조규성(김천 상무)은 “골이 고팠다”며 기뻐했다. 그는 “최근 대표팀에서 골이 없어서 넣고 싶었다. 동료가 잘 도와줘서 오늘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또 “볼을 (전방에서) 지키는 게 오늘 잘 된 것 같다. 김은중 코치께서도 그런 부분이 좋다고 말씀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처럼 득점에 신이 났는지 상무 소속 선수 특유의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뒤늦게 이를 인지한 조규성은 기자회견 직후 카메라를 향해 거수경계를 해 눈길을 끌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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