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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로고.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투자에 따른 거액의 손실이 예상되지만 4000억원대 회사채를 발행해 더 사들이기로 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투자 목적으로 4억달러(4400억원) 규모의 선순위 담보 채권을 판매하기로 했다. 이는 가상화폐 구매를 위해 ‘정크본드(신용등급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고위험·고수익 채권)’를 발행한 첫 사례다.

버지니아주에 본사를 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현재 비트코인 9만2000여개를 보유한 ‘가상화폐 고래’ 기업으로,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세일러는 열혈 비트코인 옹호론자다. 하지만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이날 공개한 디지털 자산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가격 급락에 따라 2분기에 반영할 무형자산 손상차손 규모가 2억8450만달러(31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편 비트코인은 미국 기업회계에서 무형자산으로 분류된다. 손상차손은 가격 하락에 따른 자산 가치 손실분을 일컫는 말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자체 분석을 통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이미 반영해놓은 비트코인 손실액을 합치면 손상차손 규모는 5억달러(5500억원)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평가액은 한때 50억달러를 넘었으나 현재 34억달러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투자자문업체 옥스퍼드클럽의 마크 리치텐펠드 수석전략가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4억달러 회사채가 “기업 인수나 회사 성장이 아니라 변동성이 큰 자산에 대한 투기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공격적인 비트코인 매수로 손실 ‘물타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비트코인을 낮아진 가격에 사들여 장부상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려 했다는 것.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털 회장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세일러 CEO가 대차대조표상 손실을 “지탱하기 위해 4억달러를 빌려 비트코인을 사겠다고 한 것”이라며 “회사 이사회는 미친 세일러를 막을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전장보다 3.09% 하락한 469.81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2월 9일 최고가(1272.94달러)와 비교하면 63% 폭락한 수치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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