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연 대표
한국 최초의 위아골프 공식 멤버이자 대한체육회 이사로도 선임된 윤재연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경제 논리와 체육 논리의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논의와 판단의 프레임이 경제와 체육 모두를 아우르기 힘든 구조여서 결정 또한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블루원 윤재연 대표는 끈기와 집념을 갖고 경제와 체육을 모두 품으며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리더가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미래지형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윤 대표는 골프장과 콘도, 리조트, 워터파크 등을 운영하고 있는 블루원을 이끌고 있다. 대한골프협회 회장, KBL 총재를 역임했던 아버지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의 영향을 받은 윤 대표의 스포츠사랑은 남다르다. 블루원 디아너스 CC, 블루원 용인 CC, 블루원 상주 골프리조트, 안성 루나힐스 등을 운영하고 있고 프로당구 PBA의 블루원 엔젤스 구단주이기도 하다. 한국관광공사로부터 ‘2020년 한국을 대표하는 이색지역 명소’ 40선에 선정된 복합 자동차 문화공간 인제스피디움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 골프 산업을 이끄는 50인의 리더 커뮤니티 ‘위아골프’(WE ARE GOLF)에 윤 대표가 한국 최초의 공식 멤버로 합류했다. 위아골프는 PGA, PGA투어, LPGA, USGA 등 미국의 주요 골프 관련 협회 단체장들을 비롯해 세계 골프 산업 활성화에 앞장서는 50여명의 골프 산업 리더들의 커뮤니티다. 윤 대표는 지난 4월 대한체육회 제41대 이사회 일원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대한체육회는 전문체육, 생활체육, 학교체육 분야별 전문가와 지역과 세대, 양성평등, 올림픽종목 안배원칙 등을 고려해 젊고 참신한 실무형 인사로 구성했는데 윤 대표가 포함됐다. 윤 대표가 그리고 있는 패러다임 시프트에도 ‘골프의 대중화’라는 큰 밑그림이 깔려 있다.

평소 1인 미디어에 관심이 많았던 윤 대표는 크리에이터로 변신해 ‘공 때리는 언니’라는 이름의 골프 콘텐츠 채널도 개설했다. 윤 대표는 골프가 비싼 고급스포츠라는 편견을 깨고 골프의 진정한 대중화를 위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특히 CEO로서의 권위를 세우기 보다 ‘공 때리는 언니’라는 부캐로 친근함을 앞세우며 신선함을 주고 있다. 미디어 크리에이터 아카데미를 통해 CEO인 자신은 물론 직원들까지 유튜버로 육성해냈다. 다른 분야의 장점을 취해 새로운 지평을 여는 통섭(統攝)도 잘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윤 대표와의 일문일답.

-골프에 관심이 많다. 어떤 점이 매력적인가?

매력이 너무 많다. 연령, 성별이 다르고 실력차가 나더라도 핸디캡 제도 등으로 공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공평하게 즐거운 게임을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의 특성상 뭔가 이루어야겠다는 목적성이 뚜렷하고 승부 겨루기를 좋아하는 점과도 연계된다. 누구든 함께 골프를 치면 친한 친구가 사이가 될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도 골프의 매력을 느낀 적이 있다. 아버지께서 대학 졸업 후 나를 골프장에 데리고 가셔서 손에 골프채를 들려주셨는데 힘든 것들을 모두 잊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세상의 시름을 잊게 해주는 것도 골프의 매력인 듯 하다. 클럽하우스 문이 일상을 잠시 떠나서 다른 세계로 연결해주는 입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골프의 매력을 알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유튜브 ‘공 때리는 언니’가 요즘 화제다.

블루원에서 ‘미디어 크리에이터 아카데미’를 진행한 적이 있다. 젊은 세대 블루원 직원들이 다양한 콘텐츠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도록 응원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었다. 직원부터 재미를 느껴보고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차원에서 진행했는데 나도 그 때 유튜브를 배우면서 기획하게 됐다. ‘골프는 비싸다’, ‘골프는 귀족문화다’라는 틀을 깨고 골프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할 거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골프장 그린피 문제부터 첫 실전라운드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골프의 대중화’를 위해 골프장 CEO로서 ‘공때리는 언니’가 그 작은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마음으로 진행하고 있다.

-‘공 때리는 언니’에 대한 주위 반응은 어떤가?

다들 정말 공 때린다고 한다.(웃음) 다소 엉뚱하고 유쾌한 성격을 ‘공 때리는 언니’라는 부캐에 잘 담아낸 것 같다고 용기를 많이 준다. 우리 블루원 가족들도 처음엔 적잖이 놀란 것 같은데 지금은 가장 열심히 구독하면서 열렬히 지지해주고 응원해주고 있다. 유튜브 촬영을 통해서 직원들과 더 자주 만날 수 있고 가까워진 것 같아서 좋다. 소통을 통해 달라지는 게 느껴진다.

-당구까지 지원하고 있고 스포츠에 대한 사랑이 정말 남다르다.

골프 못지않게 당구도 무척 흥미로운 종목이라고 생각됐다. 인제스피디움의 모터스포츠도 짜릿하다. 난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워낙 좋아했다.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과 뛰어놀기 바빴다. 경기를 보는 것도 좋아한다. 태영그룹 자체가 레저 스포츠에 대한 기본 이해도가 높다. (창업주인)아버지가 체육계 활동을 많이 하셨고 그 영향을 어렸을 때부터 받은 듯하다. 최근에는 아버지가 골프의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위해 노력을 엄청 하셨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개인적으로 IOC 위원들을 만나서 설득하고 다니셨다. 희생이 동반되는 일인데 옆에서 그렇게 하시는 것을 보며 감동도 받고 아버지를 존경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골프계 최초 대한체육회 이사로 선임됐고 한국인 최초 위아골프 공식멤버로도 선정됐다.

개인적으로 ‘한국 골프인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국내 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폭넓게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뿌듯하게 생각한다. 지난 27년간 블루원을 이끌면서 17~19대 대한골프협회 이사로 활동을 해왔고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대회 코스 무상 제공과 각종 주니어 골프대회 스폰 등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는 등 골프의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힘써온 것들이 업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것 같아서 더 기쁘다. 그동안 쌓아온 골프 지식과 네트워크를 총 동원해서 전 세계에 K-골프의 명성을 빛낼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대한체육회의 경우 해당 분야의 젊고 새로운 실무형 인물로 이사진을 구성했다고 하는데 골프 업계에서 최초로 그런 적임자로 선임이 됐다는 것에도 감사한 마음이다. 이번에 큰 역할을 맡게 된 만큼 우리 일상 속 생활체육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데 많은 힘을 쏟고 싶다.

루나엑스 건설현장
루나엑스 공사현장

루나엑스 조감도
루나엑스 조감도

-첫 ‘6홀 단위’ 선택형 골프장 경주 루나엑스가 오는 10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시도다.

루나엑스는 ‘달을 더 잘 보기 위해 망원경 성능을 높이는 대신 직접 달에 가겠다’는 뜻이다. 한국 최초로 6홀 단위 4개의 코스 구성으로 이루어진 24홀 골프장이다. 골프하면 무조건 18홀을 다 돌아야된다는 업계 공식을 깨고 콤팩트한 라운드를 즐기고 싶은 직장인은 6홀, 9홀은 아쉽고 18홀은 버거운 여성과 시니어 골퍼는 12홀, 18홀도 부족한 열혈 골퍼는 24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골퍼 개개인이 자신과 취향과 체력에 맞게 라운드 코스를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골프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6홀만 치면 골프 가격이 그만큼 저렴해질 수밖에 없다. 누구나 평생 즐겁게 골프를 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파격, 신박한 아이디어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젊은 감성으로 생각하려 한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려고 노력한다. 늘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한다. 더 나은 시스템, 더 새로운 문화를 찾아 바꿔나가는 걸 즐긴다. 그러다보니 경영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창의적인 시도를 많이 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루나엑스 골프장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골퍼들도 연령대, 체력, 성별에 따라 치고 싶은 홀이 다르고 골프장 운영면에서도 홀의 선택지를 넓히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것이 결국 혁신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목표, 포부는 무엇인가.

목표는 블루원의 비전에도 잘 담겨있다. ‘블루원’이라는 최고의 레저 회사를 통해 고객 한 분 한 분이 행복해지셨으면 좋겠다. 궁극적으로는 최고의 선진 레저문화를 만들어나감으로써 한국을 가장 행복한 나라로 만드는 것이다. 스포츠는 리더십이나 팀워크를 키우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도 좋다. 1일 1스포츠의 생활 체육 여건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시작은 골프였지만 당구 활성화, 체육회 활동 그리고 유튜브 ‘공때리는 언니’ 채널 등을 통해서 생활 체육 문화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많은 분들이 레저와 스포츠를 즐기면서 더 행복해지면 좋겠다.

iaspire@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