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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10월15일 평양에서 맞대결한 한국과 북한 축구대표팀.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북한의 이탈로 H조 순위 계산법이 복잡해졌다. 어떤 식으로 처리해도 문제의 소지가 있어 아시아축구연맹(AFC)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북한이 AFC에 월드컵 2차예선 불참을 통보함에 따라 6월 국내에서 열리는 H조 일정에도 변동이 생긴다. 가장 큰 이슈는 순위 계산법이다. 북한은 이미 5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여기서 발생한 결과들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일단 경기를 포기한 팀에 흔히 주어지는 몰수패로 처리하는 방안이 있다.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 레바논, 스리랑카 등이 모두 북한전에서 3-0 승리를 거둔 것으로 집계해 승점을 반영한다. 네 팀이 모두 승점 6씩을 공짜로 얻는 셈이다.

이 경우 가장 큰 이득을 얻는 팀은 레바논이다. 레바논은 북한과 두 경기를 모두 치른 유일한 팀인데 1무1패로 승점 1을 얻는 데 그쳤다. 순식간에 승점 5가 추가된다. 5전 전패를 기록 중인 스리랑카도 승점을 얻는다.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우 북한과의 1차전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크게 이득을 보는 것은 없다. 평양 원정서 무승부를 거둔 한국에게도 나쁠 것은 없다.

반대로 아예 없던 경기로 취급하는 방법도 있다. 북한과의 전적을 모두 삭제하고 나머지 5팀 간의 맞대결 결과로만 순위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투르크메니스탄이 2승2패 6점, 한국과 레바논이 나란히 2승1무 7점, 스리랑카가 4패로 1~3위 순위가 바뀐 채로 잔여 경기를 치르게 된다.

어떤 식으로 순위를 계산하든 문제는 발생한다. 2차예선 각 조 1위는 3차예선으로 직행한다. 2위에 자리하면 A~H조 2위 팀들 중 상위 5개 팀이 3차예선에 진출한다. H조 2위도 다른 팀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몰수패를 통해 승점 6을 얻으면 과한 어드벤티지를 받는다는 맹점이 있다. 두 경기 합계 6-0 승리한 것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승점뿐 아니라 득실차, 다득점에서도 엄청나게 유리한 입장에 놓인다. 나머지 조 2위 팀들로부터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없던 경기로 취급하면 반대의 경우가 발생한다. H조 2위는 5팀으로 구성된 A~G조에 비해 경기 수가 적기 때문에 승점 계산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려도 형평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H조 내보다 2위 싸움 때문에 AFC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국제축구연맹(FIFA)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안다. 형평성을 맞출 만한 결론을 내놓기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불참 속 협회는 일단 경기 일정을 AFC와 조율하고 있다. 원래 4일간 경기를 치르는 일정이었는데 북한이 사라지면서 경기 일수는 3일로 줄어들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다음달 5일과 9일, 그리고 13일이 매치데이로 추진되고 있다. 경기 장소는 경기도 고양시가 유력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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