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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분당에서 포즈를 취한 전희철 서울 SK 감독[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SK가 지향하는 농구는 빠른 농구입니다.”

프로농구 서울 SK는 전통적으로 스피디한 공격을 자랑해 왔다. 발이 빠른 선수를 앞세워 속공으로 상대 골밑을 파고 들고, 또 전광석화 같은 슛타임의 장신 포워드가 외곽에서 솟아 올라 3점슛을 터뜨린다. 기억을 소환해 보면 SK 농구는 김선형(33)으로 대표되는 과감하고 신속한 골밑 돌파와 문경은, 전희철, 김민수 등 탄력 좋은 장신 선수들이 선수들이 팀을 이끌었다.

SK는 지난 4월 ‘에어본’ 전희철(48) 전 코치를 제8대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10년 여 팀을 이끌었던 문경은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전희철감독은 14일 SK 포워드 농구를 이끌어 온 ‘원 클럽 맨’ 김민수(39, 200cm)의 은퇴를 발표했다. 감독으로서 첫번째 구상이 발표된 것이다. 경희대 출신인 김민수는 2008 신인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은 이후 정규리그 통산 533경기에 출전, 5432점, 2410리바운드, 650어시스트를 기록한 간판 선수다.

전희철감독은 “문경은 전 감독님과 10년을 함께 했기 때문에 팀이 추구하는 방향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없을 겁니다. 그동안 해 왔던 빠른 농구를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분당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희철감독은 “SK가 후발 신생팀이었기 때문에 뛴 기간은 길지 않았지만, 은퇴할 때 팀에서 한국농구 발전에 기여했다는 명분으로 제가 달았던 13번을 영구결번으로 남겨 주셨다”면서 “농구인으로 많은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팀을 꾸려 가겠다”고 했다.

전희철감독은 SK가 10년 후를 내다보고 육성해 온 지도자다. 2008년 은퇴 후 2군 감독 겸 전력분석 코치, 2010년부터는 사무국 운영팀장을 지냈다. 그리고 2011년부터 문경은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로 10년 세월을 보낸 SK 농구의 산 증인.

전감독은 “팀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 그리고 사무국과 코칭스탭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 나가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2021-2022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전희철감독에게 어떤 농구를 추구할 것인지 물어 봤다.

[포토] SK 전희철 코치, 눈물이 앞을 가려...
전희철 서울 SK 신임감독이 코치시절인 201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이 확정된 뒤 최용준을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는 모습. 2018.04.18. [스포츠서울 DB]

◇어떻게 선수들을 이끌 것인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첫번째 임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훈련을 강하게 하되 완급조절이 필요합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부상 방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아마 선수들은 이미 올여름 강한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부상 없이 선수들이 잘 뛰도록 하겠습니다.

◇선수단 보강은 어떻게?

-이번에 김민수와 함께 가드 김준성(29)이 은퇴합니다, 그리고 양우섭(36, 가드)과 장문호(28, 포워드)가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데 이번에는 송교창(KCC). 허일영(오리온) 등 다른팀에서도 많은 FA가 나옵니다. 24일까지 사무국과 협의해 우리팀에 맞는 선수를 찾겠습니다. 라건아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보증수표는 맞지만 3년 계약이 부담이었습니다. 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다양한 외국인 선수를 찾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귀화선수 드래프트 신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안양 KGC 설린저 같은 외국인 선수 어디 없을까요? 웃음

◇훈련은 언제부터?

-규정에 따라 60일 동안은 무조건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6월7일 선수단 훈련을 개시 할 예정입니다. 요즘에는 선수들 스스로 삼삼오오 모여서 개인기 훈련도 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주불사로 알고 있는데

-전에는 많이 마셨지만 예전보다 술은 적게 마시는 편입니다. SK가 우승할 때까지 술을 마지지 않겠다는 폭탄 선언을 하는 것도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전희철감독은 아주 차분했다.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농구가 무엇인지 명확했고, 잘 정돈된 대답을 했다. 또 한 명의 스타 출신 지도자를 바라보면서 SK의 농구가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무척 궁금해 지는 만남이었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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