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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스트라이커 라스.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사실상 퇴출되다시피 한 라스(31)가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며 수원FC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수원FC 스트라이커 라스는 최근 K리그1에서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FC서울을 시작으로 대구FC,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골을 터뜨렸다. 12일 광주FC와의 홈 경기에서는 후반 44분 절묘한 왼발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역전승을 견인했다. 선방 능력이 좋은 골키퍼 윤보상이 꼼짝 없이 당하는 환상적인 득점이었다. 41분 무릴로의 골을 도왔던 라스는 1골1도움으로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수원FC에게 이날 승리의 의미는 컸다. 수원FC는 올시즌 처음으로 2연승을 거뒀다. 승점 16을 확보하며 순식간에 7위로 뛰어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해 서울, 성남FC의 경기가 열리지 않은 것을 감안해도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같은 경기 수를 소화한 인천 유나이티드(15점)에는 1점 앞선다. 무엇보다 순위 다툼을 하는 광주를 잡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향후 순위 싸움에 큰 힘이 될 만한 승리였다.

상승세의 중심에는 단연 라스가 있다. 라스는 지난해 후반기 수원FC에 합류해 17경기에서 5골3도움을 기록했다. 올시즌에는 14경기에서 같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1부리그에서 싸우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비약적인 발전이다. 골만 많이 넣는 게 아니라 최전방에서 공을 소유하고 동료에게 연결하는 플레이까지 우수하게 해내고 있다. 경기력 자체가 좋다.

사실 라스의 한국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초 벨트비크라는 등록명으로 전북 현대에 합류했던 라스는 K리그1 전반기 10경기에서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냉정하게 전북에서 뛰기엔 기량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후반기 임대 형식으로 2부리그 소속이었던 수원FC로 향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계약을 해지한 후 완전이적했다. 그만큼 전북에서는 전력 외 선수였다는 의미다. 올시즌 초반까지도 라스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초반 10경기서 1골2도움에 그쳤고 공격에 큰 힘이 되지 못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라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이제 수원FC를 ‘먹여살리는’ 선수로 자리잡았다.

김도균 수원FC 감독도 “자신감이 많이 붙은 것 같다. 사실 라스가 왼발을 그렇게 잘 쓰는 선수가 아니다. 그런데 광주전에서는 자신감 있게 왼발로 멋진 슛을 때리더라.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았다는 증거”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요새는 의욕도 아주 강하다. 하려는 의지가 눈에 보인다. 경기력도 점점 좋아진다. 거친 한국 수비수들에 적응한 것 같다. 앞으로도 활약이 더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라스는 불과 2~3년 전인 2018~2019시즌 네덜란드 2부리그에서 24골5도움을 기록한 경험이 있다. 한 번 터지면 폭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지금처럼만 해주면 될 것 같다. 반짝 활약이 아니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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