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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12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투타에서 전력을 다했으나 선발승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능수능란하게 구종을 섞으며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고 타석에서 전력질주로 출루까지 성공했는데 6회말 통한의 선취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세인트루이스 선발투수 김광현(34)의 올해 두 번째 승리가 다음 경기로 미뤄졌다.

김광현은 12일(한국시간)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88개의 공을 던지며 5.1이닝 5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했다. 5회까지 굳건히 마운드를 지키며 한 점도 내주지 않았으나 세인트루이스 타선 또한 상대 선발 투수 프레디 페랄타에게 고전했다. 0-0 팽팽한 접전 속에서 김광현은 혼신을 다한 질주로 1루 베이스를 밟았는데 이 또한 세인트루이스의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투구 내용은 올해 등판한 경기 중 가장 안정적이었다.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네 가지 구종을 다양하게 구사했다. 좀처럼 같은 구종을 연속으로 던지지 않았고 이따금씩 밸런스가 흔들렸으나 빠르게 페이스를 찾았다. 장타를 허용해 실점 위기에 놓이면서도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사용하고 체인지업과 커브로 플라이볼 혹은 그라운드볼을 유도했다. 패스트볼 로케이션을 낮게 유지하면서 지난해 밀워키와 2경기에서 12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모습을 재현했다.

타석에서도 인상적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빅리그에서 타석도 경험하고 있는 김광현은 다시 한 번 주력을 자랑했다. 6회초 타석에서 1루 땅볼을 쳤지만 전력으로 1루 베이스를 향해 뛰었고 밀워키 1루수 트래비스 쇼와 투수 페랄타 모두 김광현의 스피드에 당황한 듯 에러를 범했다. 페랄타가 쇼의 송구를 잡지 못해 에러로 김광현의 출루가 성사됐는데 세인트루이스 현지 중계진은 “김광현이 스스로 점수를 뽑아 리드를 가져오려고 한다”며 기본기에 충실한 김광현의 모습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이 만든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김광현도 6회말 로케이션이 가운데로 몰려 고개를 숙였다. 로렌조 케인에데 던진 실투성 패스트볼이 2루타로 연결됐고 1사 2루에서 쇼에게 던진 슬라이더도 가운데로 몰려 적시 2루타로 연결됐다. 그러자 세인트루이스 마이트 실트 감독은 김광현을 내리고 라이언 헬슬리를 올리며 불펜진을 가동했다.

헬슬리는 추가 실점을 피했으나 0-1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투구를 마친 김광현은 선발승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시범경기 이후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진 김광현이지만 다채로운 볼배합으로 세계 최고무대에서 생존 중이다. 투구수 80개가 넘어간 시점에서 흔들린 제구를 다잡는 게 앞으로 김광현의 첫 번째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경기로 김광현은 평균자책점을 3.06에서 2.74로 내렸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62가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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