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구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배우 진구가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올인’ 캐스팅 비화를 공개했다.

11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진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진구는 KBS2 ‘태양의 후예’를 통해 강렬한 이미지를 대중에 안겼다. 그는 이 때문에 “사나이 병이 생겼다. 병원 같은 데 가서 엄살을 못 부린다. (주사가) 안 무섭진 않다. 마음은 안 그런데, 나도 똑같이 추우니까 난로 옆에 가고 싶은데 ‘남자’라고 한 마디 하면 못한다”라고 애로사항 밝혔다.

캐스팅 비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진구는 “김은숙 작가가 농담으로 ‘너 비빔국수 만들어줘서 캐스팅 한 것’이라고 했다. ‘식객’이라는 작품 때문에 요리를 배우고 있는 과정에 어쩌다 김은숙 작가와 자리하게 됐다”라고 김 작가와의 첫 만남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인사하고 친해지게 됐는데 ‘맛있는 거 한 번 차려주면 안 되니’라고 했다. 작가 사무실에 유명한 선배 배우들이 많이 놀러 온다고 하면서 좋은 자리를 만들어준다고 하더라. 비빔국수를 해드렸는데, 그걸 기억하고 말씀하더라”고 덧붙였다.

진구가 배우로 성공하기까지 데뷔작인 ‘올인’이라는 작품을 꺼내지 않을 수 없다. 그는 “2000대 1의 높은 경쟁률은 나중에 알게 됐다. 당시 태어나서 처음으로 오디션을 보러 갔다. 내 이미지 속 오디션은 수백명의 사람들이 줄 서서 들어가 연기하는 걸 상상했다. 그런데 SBS 세트장에 들어갔는데 나를 포함해 세 명 밖에 없더라. 작은 사이즈의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오디션도 규모가 작구나. 이 정도면 해볼만 하겠다라고 생각했다”라고 기억을 떠올렸다.

진구는 이어 “(조감독이) ‘15분 줄 테니까 빨리 외워’라고 대본을 주고 갔다. 다 반말하고 그러니까 기분이 안 좋았다. ‘너무 사람들이 예의가 없구나’ 싶어서 나도 틱틱거렸던 것 같다”라며 “아까 보니깐 몇 개만 하더구먼. 가르쳐줘요. 그럼 외울게요’라고 했다. ‘그래. 짚어줄게’라고 하더라. 못 외웠다. (오디션이 시작되고) 못 외웠다고 하니깐 ‘술 처먹었냐’라고 하더라. 목소리가 수음이 되는 걸 모르고 ‘개나 소나 다 반말이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진구의 인생을 뒤집은 일이 발생했다. 그는 “결국 책을 보고 읽었다. 복도를 되게 우울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감독님이 ‘야’라고 (소리를 치면서) 부르더라. 그것도 기분이 나빴다. 이제 못 참겠다. ‘또 뭐라 그러면 나도 뭐라고 해야지’라고 뒤를 돌았다. ‘너 내일 아침 10시까지 80년대 남자 고등학생 머리 이발소 가서 자르고 와. 미용실 가지 마’라고 하더라”며 “그래서 다음날 머리 자르고 갔다. 합격인데 방심하지 말라고 한 달 동안 아역 배우들끼리 대본 공부를 했다. ‘너 된 거 아니야. 언제든지 잘릴 수 있어’라고 했다. 이 드라마 이런 사이즈인 줄 몰랐는데 어머니랑 둘이 봤는데 손을 떨면서 봤다. ‘내가 큰 잘못을 했구나’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purin@sportsseoul.com

사진 |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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