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롯데 허문회 감독, 첫 경기는 반드시...!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이 지난달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SSG와의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에 도열해 인사하고 있다. |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예고된 경질이었다. 내부결속을 다져도 모자른 상황에서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다. 자연스레 팀은 한계점을 노출했다. 게다가 올해는 이전과 달리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늘 그랬지만 이번에는 시간문제나 마찬가지였던 롯데의 감독 교체다.

롯데는 11일 오전 허문회 감독을 경질하고 래리 서튼 2군 감독에게 1군 지휘봉을 건넸다. 그러면서 롯데는 “향후 팬들의 바람과 우려를 더욱 진지하게 경청하고 겸허히 받아들일 뿐 아니라 앞으로 재미있는 야구와 근성 있는 플레이로 보답하고자 한다”며 감독 교체가 올시즌의 전환점이 될 것을 다짐했다.

일찌감치 예비 감독을 선임했다고 볼 수도 있다. 롯데는 2019년 11월 허문회 감독을 선임하기 한 달 전 캔자스시티 마이너리그 타격 코치로 활약한 서튼과 2군 감독 계약을 체결했다. 1군 감독으로 선택한 허문회 감독과 서튼 2군 감독 모두 계약기간은 3년으로 동일했다.

그리고 롯데는 허문회 감독 첫 해였던 지난해 시즌 전적 71승 72패 1무로 7위에 그쳤다. 선수단 면면은 화려했으나 고질병은 여전했다. 타자들은 네임밸류보다 떨어진 성적을 냈고 선발진과 불펜진 모두 특정 투수를 향한 의존도가 높았다. 올해 롯데는 지난 10일까지 12승 18패, 최하위에 자리했다.

드러난 성적보다 더 큰 문제는 내부에 있었다. 지난해부터 1군과 2군, 그리고 1군과 프런트의 불통과 충돌이 반복됐다. 허 감독은 2군에서 올라온 베테랑 투수가 고전한 것을 두고 2군 코칭스태프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정규시즌 후반 방출선수가 발표된 후에는 자신은 아무 것도 몰랐다며 프런트와 소통이 단절됐음을 드러냈다.

허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지난 일을 반성할 것이며 프런트·2군과도 꾸준히 소통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경기 전 감독 브리핑에서 밝힌 내용과 실제 운영이 충돌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불펜진에 좌투수가 없는 것을 두고 “2군에 좋은 왼손이 있었으면 당연히 올렸겠지만 2군에 없다”고 밝힌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왼손 김유영을 다시 1군에 올렸다.

필승조를 아끼기 위해 기울어진 경기에서 야수들을 등판시켰는데 2년차 유망주이자 필승조 최준용이 어깨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군에서 선수들을 준비시켜도 1군 엔트리와 라인업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대부분의 구단이 1군과 2군 그리고 프런트가 소통 체제를 구축하고 합심하며 144경기 마라톤을 돌파한다. 롯데는 그렇지 않았다.

더불어 유통 라이벌 신세계 그룹의 KBO리그 진입도 롯데에 비상등으로 다가왔다. 올해부터 롯데는 신세계와 그라운드에서도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인다. 개막전부터 SSG를 상대했는데 SSG 정용진 구단주는 꾸준히 롯데를 자극하고 있다. 정용진 구단주가 야구장을 찾고 SSG 선수들과 스킨십을 이어가자 롯데 그룹 신동빈 회장 또한 지난달 27일 약 6년 만에 야구장을 방문했다. 이날 롯데는 단 한 점도 뽑지 못하고 LG에 0-4로 패했다.

4월 27일 LG와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을 방문한 신동빈 회장1
롯데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LG의 경기를 찾았다.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허 감독을 전격 경질한 11일부터 홈인 사직구장에서 SSG와 주중 3연전을 치른다. 경질된 시점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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