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만루 홈런의 기쁨을 나누는 LG 홍창기
LG 홍창기(오른쪽)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 한화의 더블헤더 1차전 4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한화 투수 윤대경을 상대로 만루 홈런을 치고 정주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홍창기의 시즌 2호 홈런. 2021. 5. 9.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인디언 기우제가 아니었다. 분명 지난해보다 부진한 타자도 있으나 과정과 지표를 살펴보면 불운도 원인이었다. 불운 끝에 행운이 찾아왔고 홈런도 터진다. 4월 내내 저득점 경기에 시달렸던 LG 타선이 5월 들어 반등하고 있다.

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11-1 완승을 거뒀다. 비록 더블헤더 2차전에서 4-5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지만 끝까지 상대를 괴롭혔다. 그러면서 LG는 지난 1일 대구 삼성전부터 이날 더블헤더 2차전까지 7경기 중 5경기에서 두 자릿수 안타를 쳤고 홈런도 8개가 터졌다. 4월 경기당 평균 3.74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점수를 못 뽑는 팀이었으나 5월 들어 이날 더블헤더 2차전까지 7경기에서 평균 6.57점을 기록했다. 표본이 작지만 4월보다 경기당 약 3점 가량을 더 뽑고 있는 LG다.

[포토]시즌 6호 홈런 넘긴 LG 김현수
LG 김현수(오른쪽)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 한화의 더블헤더 1차전 6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한화 투수 임준섭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치고 김호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김현수의 시즌 6호 홈런. 2021. 5. 9.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예고된 반등일지도 모른다. 4월 내내 LG는 확실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로베르토 라모스와 이형종처럼 지난해보다 타구속도가 현저히 떨어진 타자들도 있었지만 주전 타자 대부분은 지난해와 비교해 타구속도가 더 빠르거나 비슷했다. 선구안이 무너져서 유독 삼진을 많이 당한 것도 아니었다. 4월 한 달 동안 LG 타선은 티석당 0.17개의 삼진을 당했다. 리그 최소 3위에 해당하며 볼넷 또한 타석당 0.12개로 최다 3위였다.

단지 이상하게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타구, 혹은 상대 시프트에 걸리는 타구가 속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칭스태프도 특별한 수가 없었다. 부진에 부상까지 겹쳐 타격 페이스를 잃어버린 이형종을 2군으로 내렸고 라모스에게 팀훈련에 앞서 개인훈련을 지시한 정도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LG 류지현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다. 타격은 올라올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다.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인디언 기우제로 보일지 몰라도 특별한 무언가를 하는 게 악수가 될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불운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지난 8일 잠실 한화전 만루찬스에서 채은성의 타구가 시프트 정면으로 향했지만 2루 베이스를 맞고 굴절되며 행운의 2타점 적시타가 나왔다. 이어 라모스가 스리런포를 터뜨리며 LG가 승기를 잡았다.

가만히 행운이 찾아온 것은 아니다. “야구는 결국 제대로 결과가 나오는 스포츠라고 믿는다”며 불운에 맞선 김현수는 9일 더블헤더 1차전에서 전력질주로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타구가 시프트 정면으로 갔는데 1루까지 전력으로 뛰면서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프로 내야안타가 됐다. 곧이어 채은성의 투런포가 터졌다.

[포토]LG 채은성, 김현수와 홈런의 기쁨을...
LG 채은성(오른쪽)이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 한화의 더블헤더 1차전 4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한화 선발 김민우를 상대로 역전 2점 홈런을 친 뒤 김현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1. 5. 9.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지난해 LG는 팀 홈런과 팀 OPS(출루율+장타율)에서 두루 중상위권에 올랐다. 타격보다는 마운드의 힘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왔으나 2020년에는 투타 대부분의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올해 LG가 우승후보로 지목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4월까지는 투수진이 고군분투했으나 5월부터는 타자들도 정상궤도를 향한다.

투타 톱니바퀴가 맞물리면서 지난주 4승 1패 호성적을 거뒀다. 대구 원정 3연패 악몽을 딛고 잠실에서 반전에 성공했다. 선발진과 야수진 모두 100% 전력은 아니지만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LG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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