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조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우울한 현실에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소환되고 있다. ‘빈센조’와 ‘모범택시’가 현실에 필요하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

얼마전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의 장례 절차가 지난 5일 마무리됐다. 손씨의 죽음은 유족들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까지 애끓고 원통한 마음을 가지게 하며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손씨의 죽음을 둘러싸고 석연치 않은 상황이 여론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사회면을 장식한 기사들에는 댓글이 쇄도하는데 그중에 ‘빈센조’와 ‘모범택시’를 언급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빈센조’와 ‘모범택시’가 와서 이 사건을 해결해줬으면 하는 마음인 것이다.

모범택시 가로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빈센조’는 이탈리아 마피아인 까사노 빈센조(송중기 분)가 악으로 악을 처단하는 다크 히어로가 된 이야기였고, 현재 방영중은 SBS ‘모범택시’는 약자에 편에 서서 복수를 대행하는 무지개 운수 대표 김도기(김제훈 분)의 이야기다. 두 드라마 모두 통쾌한 해결사의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흥행에도 성공한 것인데, 최근 현실에서 벌어진 사건을 바라보는 시민들로부터 이 두 드라마 제목들이 언급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드라마의 인기 요인을 새삼 가늠하게 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해결하기 어렵고 복잡한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하고 묵은 체증을 해소해주는 통쾌한 드라마들이 인기를 끈 것이다.

이에 한 드라마 관계자는 “명쾌함이 요즘 시청자들이 바라는 바다. 현실에서는 법이나 제도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처럼 속 시원하게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드라마에서라도 속 시원한 결론이 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답답함을 해소해야하는 것은 비단 결말에서만이 아니다. 전개 역시 지지부진한 것을 ‘고구마’라고 비난하는게 현실은 아니더라도 드라마에서만큼은 명쾌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드라마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판타지를 보여줘야하는 것은 아니고, 최근 히어로물의 경향이 너무 오락적인 점은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드라마의 존재 이유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드라마가 현실을 사는 사람들에게 마음으로나마 큰 힘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많은 사건들이 드라마의 모티브가 되듯 이번 사건 역시 얼마 지나면 또 다른 드라마에 모티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미 이번 손정민 씨 사건을 보며 지난해 방영한 tvN ‘비밀의 숲’ 시즌2에 등장한 사건이 오버랩된다고 하는 팬들도 있다.

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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