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랑

[글·사진 |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사랑스러운 연인을 부르는 말 ‘아리’에서 활동명을 따온 뷰티 유튜버 아랑(27·본명 송지수·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은 많은 구독자에게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도록 자신의 뷰티 노하우를 공개하며 사랑받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5년째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아랑은 뷰티 전문가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 영상 콘텐츠를 통해 구독자들에게 자신만의 뷰티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뷰티 제품 리뷰와 꾸밈없는 모습이 그의 장점 중 하나다.

-원래부터 뷰티에 관심이 많았나.

원래는 미술에 관심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 미대를 목표하고 공부했다.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당시 직업 전문 체험 프로그램으로 분장사를 경험했다. 나는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데, 분장사는 캣츠, 노인 분장 등을 얼굴에 그리더라. 그게 재미있어 보였다. 그 뒤로 뷰티 학원에 등록하고 전문적으로 메이크업을 배웠다.

-유튜버 외에도 메이크업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다고?

이제는 본업과 부업의 개념이 흐려졌다. 어떨 땐 뷰튜버가 본업이 되기도 한다. 영상에서 자연스럽게 내 모습을 녹여내다 보니 경계 없이 다양한 직업을 보여드리고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는 뮤직 비디오, 화보, 광고 등 현장에서 연기자들의 메이크업을 담당하고 있다.

-현장에서 브이로그도 찍는 것 같던데.

처음에는 현장에 카메라를 들고 가는 게 부담스러웠다. 일하는 곳에서 촬영하려니 민폐가 아닐까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시선이 많이 달라져서 브이로그가 자연스럽다. 현장 스태프 모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오히려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다만 촬영 전에 양해를 구하는 건 필수다.

아랑
-주 시청층이 어떻게 되나.

뷰티 콘텐츠이다 보니 내 구독자의 90% 이상이 여성이다. 나이대도 나와 비슷한 또래 친구들이다. 구독자들과 같이 나이를 먹고 있다. 처음 내 영상을 봤던 구독자가 고등학생이었는데, 이제는 대학교를 졸업한다더라. 오랜 기간 구독자들이 영상으로 내 모습을 지켜보니 내가 말하는 호흡과 발음 등을 보고 감정까지 느낀다. 그러다 보니 소통하기도 쉽다. 나이대가 비슷해서 공감대도 비슷하다. 그러니 진정성 있게 서로 얘기를 할 수 있더라.

-국내 구독자 말고도 해외에서도 지켜본다고.

해외 구독자도 대부분 여성이다. 그중 남성은 동남아 분들이 관심이 많다. 어떤 키워드를 검색해서 내 영상을 보는지 확인 해봤더니 ‘스킨케어 루틴’ ‘나이트케어 루틴’ 등을 검색하더라. 메이크업은 한국만의 특징이 있다. 스킨케어 욕심은 어느 나라나 똑같은 것 같더라.

-구독자들이 말하는 아랑 뷰티 채널의 강점은 무엇인가.

대개 뷰티 크리에이터는 예쁜 모습을 상상한다. 그러나 나는 본업으로 메이크업 아티스트 일을 하면서 삶에 찌든 모습을 그대로 올린다. 예쁘지 않은 모습도 올렸다. 그러다 보니 구독자들은 아랑이 나와 비슷한 삶을 산다는 느낌을 받나 보다. 그래서 구독자들과 소통이 조금 더 잘 되는 것 같다. 내 영상을 오래 본 분들은 역으로 콘텐츠를 제안하기도 한다. 일방적으로 내 영상을 시청하는 게 아니라 원하는 콘텐츠를 주문해 쌍방향으로 소통한다. 신기한 건 내 영상의 댓글에서 구독자들끼리 어떤 제품이 좋다며 영업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아랑 채널의 강점은 뭔가.

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전문적으로 일하고 있어서 직업의 특성을 보여줄 수 있다. 자연스럽게 뷰티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진로를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또 공개한 영상에서 좋았던 제품은 구독자들에게 저렴하게 나누고자 마켓(공동구매) ‘너랑나랑아랑’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스포츠서울 구독자들에게도 메이크업을 잘하는 본인만의 팁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메이크업의 바탕인 스킨케어가 중요하다. 이게 튼튼해야 어떤 메이크업을 해도 (화장이) 잘 올라간다. 메이크업도 좋지만 나는 피부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반적인 뷰튜버들과 달리 피부에 대한 고민을 그대로 공개했다.

처음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피부 고민이 많았다. 피부과도 다니고, 시술도 받고, 약도 먹는 등 온갖 방법을 다 찾아봤다. 다만 피부과에 의지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되더라. 그래서 대학원 졸업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게 화장품 성분 공부다. 구독자들에게 내 피부를 공개하고 내가 공부한 대로 어떤 게 좋은지 알려주면서 이야기를 쌓아가다 보니 내 장점이 되더라. 시간이 지나면서 구독자들에게 신뢰가 쌓였다. 구독자들이 아랑이라는 크리에이터의 진정성을 믿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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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케어 노하우는 어떻게 공개하고 있나.

영상에서 뷰티 제품을 소개할 때도 마냥 좋다기보다는 각 피부 타입에 맞게 소개하려고 한다. 그래서 가능한 피부에 테스트도 많이 해보고 준비한다. 성분이 어떻게 좋은지 쉽게 풀어내려고 한다. 요즘에는 피부과 전문의의 영상도 올라오는데, 그걸 참고하기도 한다. 나는 그분들과 달리 직접 경험한 내용을 꾸준히 소통해 신뢰를 쌓았다. 그래서 구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 가지 당부하는 게 있다면, 화장품을 한 번에 전부 바꾸지 말라고 조언한다. 피부 타입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하나씩 찾아가라고 말한다.

-뷰티 채널을 운영하면서 애로사항은 없나.

시간 관리가 어렵더라.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프리랜서로 일하고 유튜버도 출퇴근이 없는 프리랜서다. 쉴 때 쉬는 건 좋지만 프리랜서이다 보니 휴식해도 마음 편히 쉬는 게 아니다. 모두 잃지 않으려고 패턴을 규칙적으로 가지려고 한다. 그래서 일주일에 하루만 쉬려고 노력 중이다. 부지런하려고 시간 관리를 하는 편이다.

-5년간 뷰티 채널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구독자는 어떤 사람인가.

처음 영상을 보고 고등학교 때 메이크업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취업했다고 말한 분이 있다. 대학을 졸업했다는 분도 있다.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묘하다. 어떤 학과에 들어갈지, 취업과 관련한 고민을 털어놓는 구독자들을 보면 ‘아, 내가 구독자들과 같이 컸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아랑 채널을 어떻게 운영하고 싶은가.

그동안 유튜버 아랑 뿐 아니라 메이크업 아티스트 아랑 등 여러 모습을 보여줬다. 영상으로 하나씩 성장하는 내 모습을 보여줬는데, 시간이 흘러 내가 봤을 때도 재미있다. 앞으로 다양한 것에 도전해보고 싶다. 최종 목표는 교육자 아랑의 모습이다. 그를 위해 공부 중이다. 석사까지 끝냈고, 박사 과정을 준비 중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탓에 중단된 상황이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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