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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석 ㈜로원홀딩스 회장이 스포츠서울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제공 | 로원홀딩스

[스포츠서울 조현정 선임기자] “한·중 교류로 한국 중소기업의 좋은 제품을 널리 알리고 싶다.”

여행사, 면세점 등 중화권 관련 사업을 해온 나일석(52) ㈜로원홀딩스 회장이 한·중 라이브커머스 업계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나 회장은 다음달 초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현대백화점이 진행하는 로원홀딩스, ㈜한창 주최의 중국 왕홍 초청 라이브커머스 행사에 참여한다. 이번 행사에는 2019년 12월 신라면세점이 주관한 중국의 톱 왕홍(중국 유명 인플루언서) 신유지의 뷰티라이브쇼에 출연해 2분 만에 한국 마스크팩 단일품을 700만장 완판시킨 한류스타 박해진도 참석한다.

나 회장은 여행업계에서 큰 성공을 거둔 뒤 한 때 국내에서 8개의 사후면세점을 운영하는 등 중화권 관련 사업을 히트시켰고 중화권 관광객을 수백만명씩 한국으로 유치해 한국의 아름다움과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알리는데 앞장서왔다.

이번 행사에는 1000억원대 판매 기록을 보유한 중국 톱 왕홍들의 방송에 박해진이 참여해 한·중 관계에 훈풍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근 로원홀딩스에서 운영하는 서울 삼성동의 명품 매장 ‘럭셔리 판다’에서 나 회장을 만났다. 그는 구수한 입담으로 군산 출신 청년이 상경해 사업가로 좌절과 성공을 맛본 스토리와 이번 행사의 취지, 최종 목표 등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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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석 ㈜로원홀딩스 회장이 스포츠서울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제공 | 로원홀딩스
- 행사 준비는 잘 돼가고 있나.

라이브커머스에 참여할 중국 왕홍들을 초대했고 한국 기업들과 상품 선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CNP, 에스트라, 에이비팜, 블라나, 가히, 볼탈리늄 앰플 등의 한국 기업 제품을 비롯해 중국기업, 글로벌 기업 썬키스트 등 60여 곳이 함께 한다. 박해진씨와 함께 행사를 하려다보니 중국 톱 왕홍이면서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분이 와야 해서 하루 13시간 만에 36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팀을 초청했다. 톱 왕홍과 같이 움직이는 중간 왕홍들도 따라와서 왕홍 10명에 스태프들까지 30명 정도 참여한다.

-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된 취지는.

한국과 중국의 오랜 관계를 다시 공고히 하고 양국의 물류 산업을 더욱 번창시켜 발전하게 만드는 교두보로 삼기 위해 기획했다. 특히 코로나 19로 타격을 입은 양국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박해진씨 소속사인 마운틴무브먼트의 황지선 대표를 최근 로원홀딩스 대표로 모셔왔는데 황 대표가 그림을 크게 그려줘서 가능했다.

이미 한국에서 활동하는 왕홍들도 있는데 라이브커머스를 하면서 60여개 정도 제품을 소개하려면 평소에 제품 자체를 잘 알고 있고 팔아본 시스템을 갖춘 팀과 해야 했다. 어떤 제품을 어떤 고객에게 어필해서 팔 수 있는지 검증된 팀이 라이브커머스를 할 수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격리에도 불구하고 한국으로 초청하게 됐다. 매출이나 수익도 중요하지만 왕홍들이 한국에서 큰 행사를 함으로써 우리나라 인플루언서들도 자극을 받아 언택트시대에 희망을 갖고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단순한 이원 생방송이나 중국에서 하는 행사를 추진할 수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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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석 ㈜로원홀딩스 회장이 스포츠서울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제공 | 로원홀딩스
- 행사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한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이원 생방송을 염두에 두고 있다.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취지지만 대기업 자회사 제품도 포함해 60~65개 제품을 선보인다. 중국 쪽에서 45~50개 제품을 골랐고 10~15개는 한국에서 추천하는 제품으로 화장품, 건강식품, 전자제품 등 다양하게 구성했다. 중국 메신저 위챗을 통해 생방송할 예정이라 위챗을 사용하는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까지 타깃으로 삼았다.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라이브방송을 볼 수는 있지만 결제는 못한다.

- 이번 행사 후에도 지속적으로 중화권을 겨냥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할 계획인가.

당분간 라이브커머스에 집중할 생각이다. 이번에 성대하게 첫 행사를 마친 뒤에도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비대면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기업들이 믿을 만한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으니 앞으로도 작은 행사를 열어 제품을 꾸준히 판매할 것이다.

박해진씨 외에도 한국 연예인 40명 정도가 참여할 예정이다. 중국에선 징동데이(6월18일), 광군절(11월11일)등 1년에 4번 정도 큰 소비 데이가 있어 이 때를 겨냥해 3, 6, 9, 12월에 큰 행사를 하고 한달에 8~10번 정도 작은 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왕홍 한 명이 한 달에 3~4번 방송할 수도 있고 한국 배우들도 계속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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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석 ㈜로원홀딩스 회장이 스포츠서울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제공 | 로원홀딩스
- 중화권을 겨냥한 라이브커머스 행사에 박해진을 비롯한 한국 배우들이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홍콩 배우 유덕화(59·류더화)와 ‘중국의 이민호’로 불리는 배우 송위룡(송웨이롱) 등 중화권 유명 스타도 중국내 라이브커머스에 출연해 활약했다. 송위룡은 일본 브랜드 제품을 팔면서 30분만에 1000억원 매출을 돌파해 화제가 됐다. 중국 현지 드라마로 중국시장을 매료시킨 박해진씨가 톱 배우이면서 양국에서 공익상을 받았고 2년 전 왕홍 방송에 출연해 한국제품을 완판시킨 기록을 아직 아무도 깨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이런 사람이라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한국 배우들이 참여하는 데는 황지선 대표의 의지도 담겼다. 코로나19로 기업들만 힘들어진 게 아니라 배우들도 공연이나 오프라인 행사가 많이 없어졌고 작품 제작도 어렵지 않나. 배우들은 라이브커머스에 참여해 다른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고 해외에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계기도 만들 수 있다. 황 대표 덕분에 배우들이 커머스에 마음을 열게 됐으니 배우들만 좋다면 계속 해보고 싶다.

- 2014년 말 반도체기업 엘아이에스를 인수한 뒤 사후면세점 사업을 펼쳐 1년 만에 600억원의 평가차익을 올려 화제가 됐다.

2002년 상경해 시행사업을 하다 그만두고 2009년 제주도에 내려가 평생 파트너이자 가족같은 중국교포 동생을 만나 2010년부터 정식으로 인바운드 여행사를 운영하게 됐다. 매년 여행사업이 급성장해 4년 만에 매출이 1조원 정도 됐고 매년 100만명의 중국 단체 관광객이 우리 여행사를 통해 한국에 왔다. 중국 관광객들이 면세점이나 동대문시장에서 쇼핑을 하면 우리는 수수료를 받았는데 매출에 비해 수수료가 적어 직접 면세점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돈도 중요했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물건을 사면 컴플레인이 있는데 자국으로 돌아가면 반품도 안돼 결국 여행사가 불만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는 고객을 빼앗기는 악순환이 계속돼 직접 제품을 선점해 판매한 뒤 세금을 돌려주는 면세점을 하기로 했다. 여행사로 사후면세점 사업을 영위하기가 어려워 상장사 M&A로 엘아이에스를 인수해 사후면세점 사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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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석 ㈜로원홀딩스 회장이 스포츠서울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제공 | 로원홀딩스
- 지금도 사후면세점과 여행사 사업을 하고 있나.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발표가 나면서 중국 단체 관광객이 끊겨 회사 주가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주주들의 불만이 많았고 나도 건강문제로 자의반타의반 임원들과 협의해 2대 주주에게 경영권을 이양했다. 사후면세점을 만든지 1년도 안됐고 당시 서울에 4곳, 제주에 4곳의 사후면세점을 운영했다. 한 매장의 매출이 300억원에서 500억원이어서 아깝고 안타깝다. 사드배치 문제와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사후면세점은 거의 문을 닫았다.

중국 단체관광객의 발은 묶였지만 한국와 문화나 경제와 관련된 개인들은 계속 방한하고 있다. 사후면세점 사업에서 손떼고 1년간 쉬면서 사드정국이 오래간다면 중국 단체 관광객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여행사업에 타격이 크겠다 싶어서 중국인 면세 보따리상(다이궁)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한국에 올 때 인솔자 한 두명이 따라오는데 이들이 면세점에서 물건을 사서 중국으로 돌아가 팔았다. 중국인 보따리상, 고급스럽게 말하면 인바운드 플랫폼을 키워보는 건 어떨까 착안하게 됐다.

건강이 좋지 않아 과거 여행사를 같이 했던 동생에게 제안했지만 그 친구가 자기는 먼저 시작해 파트너가 생겼다고 해서 태양NCK라는 회사를 만들어 시작했다. 첫달 매출이 400억원, 석달만에 한달 매출 700억원을 올렸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롯데, 신라, 신세계면세점에서 다이궁들의 매출이 2년 만에 6조원 규모의 시장이 됐다.

- 현재 로원홀딩스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 로원홀딩스를 시작해 현재 명품업체인 럭셔리 판다와 면세점 코드가 있는 스미다글로벌 여행사 등을 운영하고 있다. 단체 관광객 여행사를 하면서 자유여행을 키우려고 중국 바이두와 함께 투자한 ㈜비엠코리아앤썬이 롯데면세점 독점코드를 갖고 있어 매출도 상당하다.

온라인으로 먼저 시작한 럭셔리판다의 오프라인 매장을 지난해 11월 서울 삼성동에 문열었다. 오프라인 매장은 사실 온라인을 키우고 싶어서 만들었다. 명품 병행수입업체가 한국에 100개가 넘고 해외직구 사이트까지 하면 수천개의 법인이 온라인 명품사업을 하고 있는데 진품여부에 대해 소비자들이 신뢰하지 않는다. 럭셔리 판다 매장은 한국인들이 주타깃이 아니다. 인바운드 플랫폼들과 주로 거래하고 있고 이들이 온라인에서 본 제품을 오프라인매장에서 확인하고 오케이한 뒤 가져간다. 지금은 한국 고객들도 많이 와서 사간다.

- 사업의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5남매중 넷째로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30년을 나 자신을 위해서 하루도 못쉬며 열심히 살았다.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본의 아니게 나 때문에 피해를 본 분들도 있을 수 있을 수 있는데 못 챙겼던 시간이 흘렀어도 뒤돌아보게 됐다. 학창시절 권투선수를 하며 배고프게 운동했고 주짓수를 6년간 해오며 강동구 주짓수협회장을 맡고 있어 매년 선사축제 때 경기에 출전도 한다. 사업으로 제대로 성공해서 자리잡게 되면 체육재단을 만들어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는 체육인을 양성하고 싶다.

hjcho@sportsseoul.com

◇ 나일석 회장 프로필

●1969년 군산 출생

●군산대 경찰행정학과 졸업

●2015~2016년 ㈜엘아이에스(LIS) 회장

●2017년 ㈜태양NCK 회장

●현 ㈜비엠코리아앤썬(BMK&SUN) 회장

●2019년~㈜로원홀딩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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