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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정상 김학범 감독. 제공 | 대한축구협회

[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우리보다 약한 팀 없다.”

‘최상의 조’에 묶였다는 평가지만, 김학범 올림픽 축구대표팀(U-23 대표팀) 감독은 웃음기 하나 없이 진중하게 말했다. 김 감독은 21일 오후 스위스 취리히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조 추첨식에서 온두라스, 루마니아, 뉴질랜드와 B조에 묶인 뒤 “어느 한 팀도 만만하게 볼 수 없다. 최선의 준비를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이날 조 추첨식을 앞두고 차상광 코치, 이재철 대한축구협회 홍보 수석매니저와 함께 장엄한 기운이 일품인 북한산 등반에 나섰다. 이재철 매니저는 “감독께서 북한산 정상에서 조 추첨 결과를 보고 마음을 새롭게 다지고 싶다고 하셔서 등반하게 됐다. K리그 경기도 있는 날이어서 차 코치 외에 다른 코치는 현장으로 이동해 선수 점검에 나섰다”고 말했다.

북한산 정상의 기운이 통했을까. 한국은 바라던대로 대륙별 안배 원칙과 맞물리며 최상의 조에 묶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림픽팀 수장 김 감독은 자칫 느슨한 분위기가 염려되는 듯 “만만한 건 하나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축구협회가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그는 북한산 인수봉 배경으로 조 편성 결과와 올림픽 본선 출사표 등을 밝혔다. 특히 7월22일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B조 1차전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1차전은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하는 경기”라고 입을 연 김 감독은 “뉴질랜드를 잘 분석해서 이기는 경기 운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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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정상에서 화이팅을 외치는 김학범 감독. 제공 | 대한축구협회

또 “모든 팀 선수 하나하나, 모든 경기를 분석하겠다. 대응 전략을 짜고 어떤 선수를 뽑을지 결정할 것”이라며 본격적인 올림픽 본선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음을 알렸다. ‘김학범호’는 오는 6월 A매치 기간 본선 상대국 스타일에 맞춰 다른 나라 팀을 불러들여 평가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지난 2012년 런던 대회 동메달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한편, 런던 대회 동메달 신화 당시 사령탑을 맡았던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조 추첨식이 열리던 시간에 전북 현대와 라이벌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경기 전 조 추첨 결과를 접한 그는 “여러분이 기도를 많이 해서 (바라던 조가) 된 것 같다”고 농담하더니 “올림픽이 열리는 7월에 일본은 매우 습한데 우리는 현지 적응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니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신에서 우리 대표팀을 금메달 후보로 거론하던데 실제 금메달을 따서 어려운 시기 국민에게 큰 기쁨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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