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박찬호가 군산CC에서 열린 스릭슨투어 2회대회 예선에서 드라이버 티샷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제공=KPGA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프로골퍼로 제2의 인생을 준비 중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48)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입성한다. 이미 2부투어인 스릭슨 투어에 두 차례 출전했던만큼 국내 최정상급 선수들과 어떤 대결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KPGA는 지난 19일 “박찬호가 오는 29일부터 군산컨트리클럽에서 시작하는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총상금 5억원)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한다”고 발표했다. 추천 선수로 코리안투어에 참가하려면 국가대표 상비군 이상 경력을 쌓았거나 대한골프협회(KGA) 주관 전국 규모대회 5위 이내 입상 경력이 있거나, 공인 핸디캡 3 이하 중 하나를 충족하면 가능하다. 박찬호는 공인 핸디캡 3 이하 자격으로 추천을 받았다.

공인핸디캡은 전세계 골프 규칙을 관할하는 영국 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공동으로 월드 핸디캡 시스템을 관장한다. 국내는 대한골프협회(KGA)가 맡아 핸디캡 인증을 한다. KGA 오철규 사무처장은 “공인핸디캡 3면 레크레이션골퍼(순수 아마추어) 중에서는 잘 치는 편으로 봐도 된다”며 “코스레이팅에 따라 핸디캡 산정 기준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쉽게 얘기하면 어떤 코스에서도 3타 정도 더 치는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코스에 따라 평균 타수가 75타, 73.1타, 74.2타 등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평균 75타(18홀 72타 기준)로 단순화할 수는 없다는 게 오 사무처장의 설명이다. 참고로 국가대표 선수들은 핸디캡 0에서 1 사이이고, 코리안투어 상위 레벨 선수들은 플러스 핸디캡이다. 플러스 핸디캡 수가 클수록 실제 코스에서는 언더파를 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프로 테스트 통과를 노리는 박찬호 입장에서는 공인 핸디캡을 최소 1 이하로 낮춰야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
골프 애호가로 유명한 박찬호가 LA다저스 시절인 2001년 다저스타디움 외야에서 펑고 배트로 스윙 연습을 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찬호의 군산CC 오픈 출전은 코리안투어 입장에서는 반길만 한 일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에 비해 코리안투어 인기는 반토막 이하다. 남자 골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다보니 이슈 메이커 역할을 할 선수가 필요한데,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박찬호의 출전은 그 자체로 골프팬의 관심을 끌어올 수 있는 요소다. KPGA에서도 이례적으로 박찬호의 초청선수 출전을 공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GA도 “일반인들은 공인 핸디캡을 잘 모르시기도 하니 이번 기회에 핸디캡에 대한 아마추어 골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그것으로도 좋은 일”이라고 반겼다.

박찬호는 지난 2018년 코리안투어 셀러브리티 프로암에 유명인 자격으로 출전해 김영웅(23)과 한 조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당시 개막 전에 열린 장타 대결 이벤트에서 331야드를 날려 프로 선수인 허인화(34) 이승택(26) 등을 따돌리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실제로 박찬호와 동반 라운드를 한 야구인들은 “드라이버 티샷을 하면 공이 시야에서 사라진다. 타구 스피드도 빠르고 비거리도 엄청나 공이 뜨면 떨어지지 않는다”며 감탄했다.

군산CC는 스릭슨투어 1, 2회대회가 열린 코스 곳이 박찬호에게 익숙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박찬호는 3월 열린 스릭슨투어 1회대회에서는 10오버파 81타로 121위, 2회대회 예선에서도 4오버파 75타 공동 84위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초청선수로 참가한 군산CC오픈에서 컷 통과를 하면, 그 자체로도 커다란 볼거리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