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소장>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필자는 아직 젊다. 하지만 부동산에 입문한 지는 10년차, 공인중개사로 활동 한 지 6년차, 토지개발을 한 지 4년차에 접어들었다. 처음 부동산이라는 것을 의식주개념으로 바라보았고, ‘사는 것(Buy)’이 아니라 ‘사는 곳(Living)’이라 여기며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는 동안 아파트나 서울의 주택 값은 말도 안되게 치솟아 개인적 신념이 많이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지만 부동산의 첫 시작을 아파트가 아닌 토지로 시작하기를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금주에 우연히 부동산학개론 책을 오랜만에 펴보면서 ‘아! 이게 진짜 부동산의 가치지!’라는 생각을 하며 잊고 있던 원초적인 토지 내용들을 보게 됐다.

진정한 토지 가치의 5가지 기준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부동성(不動性)이다. 움직일 수 없는 동산이라고 해 부동산은 토지와 그 위의 건축물을 의미한다. 요즘 단독주택 시장에서는 이동식주택 등도 굉장히 인기가 많고, 그 중 농막이란 것도 인기가 많아 주택에 대한 부동성은 조금씩 개념이 깨어지거나 넓어지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토지만큼은 여전히 부동성, 비이동성이 명확한 진리다.

그 다음으로는 부증성(不增性)이다. 토지는 자연적이면서도 원시적인 재화이기 때문에 일정 면적 이상으로 부동산의 물리적인 절대량이 늘 수 없다는 것이다. 간혹 매립지나 간척지처럼 땅을 넓힐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용도전환의 개념이지 지구가 넓어지거나 땅이 넓어진다는 개념과는 명백히 다르다. 따라서 다른 재화들처럼 추가 생산을 할 수 없는 것이 부동산의 기본적인 특징이며, 희소성의 기반이 된다.

다음은 영속성(永續性)이다. 토지는 건물과 달리 감가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용에 의하여 소모되거나 마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비소멸성, 불변성이라고도 말한다.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주변환경에 의해 경제적 감가는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위 부증성과 마찬가지로 물리적인 감가가 발생한다는 의미가 아니므로 다른 부동산 재화와 달리 토지가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자 모든 부동산의 원단이라는 개념을 살려주는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부터는 토지마다 다른 개성을 나타내는 내용도 볼 수 있는데, 그 특징이 바로 개별성(個別性) 이다. 개별성은 그 토지만이 가진 원초적인 특징을 말한다. 간혹 그 위에 건물에 빠져 혼돈하거나 주변시세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것은 그 토지만의 본질적인 특징을 보고 있다기 보다는 주변환경을 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토지는 물리적인 측면에서 다른 토지와 대체할 수 없다는 특징을 말한다. 비대체성, 비동질성이라고도 한다.

마지막 토지의 특징은 인접성이 있다. 토지는 각각 개별성을 갖고 있지만 물리적으로 다른 토지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인접한 토지와 상호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조금 풀어 얘기하자면 강이나 계곡, 산 옆에 있는 토지처럼 강이나 계곡, 산 등도 토지라는 기반으로 봤을 때 사람이 사용할 수 없는 토지도 있지만, 물리적으로 전지적 토지관점에서 봤을 때는 상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부동산학개론을 다시 한번 펴보고 토지의 본질적인 특징들을 살펴보면서 다시 한 번 크게 환기됐다. 생각해보면 사람이 부여한 듯한 토지의 가치는 이미 자연적으로 토지들이 갖고 있던 원초적인 특징이 더 큰 기반이 된다. 우리는 이것의 일부를 이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토지를 인위적으로 가치부여를 하거나 개발개념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이 특징들에 기반해서 접근하는 것이 가치 있는 것들을 가장 잘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학개론에서는 토지의 본질적 특성 외에 인문학적 특성도 언급한다. 먼저 용도의 다양성이 있다. 다른 재화들과 다르게 토지는 원단이기 때문에 우리가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 활용하는 용도에 따라 나오는 것이 건폐율, 용적률이 있다. 또 합병, 분할의 개념도 비슷하며 말 그대로 자연적인 토지를 사람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기반해 있다. 이것은 토지의 경제적 가치를 크게 좌우한다. 하지만 이 역시 지반이라던가 주변 인접성에 따른 본질적인 특성이 먼저 받쳐줘야 가능하다. 두 번째로는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행정적인 위치의 가변성을 말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필자가 공인중개사를 시작하고 양평이란 동네를 선택하게 된 것도 인문학적 특성도 있지만 토지의 본질적인 특징들을 기반으로 했다. 양평의 본질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산이 많고, 남한강과 북한강이 품고 있는 자연에 특화된 동네이다. 그리고 서울과 강원도를 잇는 가운데 물리적인 위치에 있어 서울도 30분에서 1시간, 강원도와 바다도 30분에서 1시간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생각했다. 인문학적으로 살펴보면 수도권 내에 위치한 전원주택 1번지이고 교통은 현재는 6번국도를 기준으로 제2곽순환도로와 송파-양평고속도로가 점차적으로 가시화 되고 있고, 전철로는 1시간, 기차로는 25분 내에 서울에 진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을 못 받았기 때문에 자연적인 특징이 살아 있어 필자는 이 동네를 좋아했고 급하진 않지만 점차적으로 좋아지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최근 필자의 생각보다는 빠른 속도로 인문학적인 경제적 가치가 상승되는 거 같아 오히려 아쉬운 면이 있지만, 그 빠른 속도로 가치가 상승하는 데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에 이 토지의 특성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토지의 본질적인 특성을 돈으로, 경제적으로만 메기는 것은 많이 아쉬운 부분이지만 가치 있는 토지를 찾는다고 했을 때는 이러한 부분들을 더 면밀히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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