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세레모니210415-1598
SSG 선수들이 1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전에서 승리한 뒤 자축하고 있다. 제공=SSG랜더스

[문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장점이 있으니까 경기에 나가는 것 아닙니까?”

SSG 김원형 감독은 이른바 ‘의식의 의식화’를 강조한다. 마운드나 타석에서 무언가를 의식하는 순간 자신이 가진 기량을 저해하는 요소가 등장한다는 뜻이다. 투수나 타자 모두 정상 컨디션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본능적으로 야구하라”는 말을 반복한다.

김 감독은 1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각 팀 전력이 엇비슷해 보이는 요인은 타자들의 컨디션이 아직 정상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라며 “지난해 강팀을 기준으로 보면 LG를 제외한 대부분의 팀이 전력 이탈을 경험했다. 스프링캠프를 국내에서 보낸 것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은데, 3월에 따뜻한 곳에서 경기를 많이하지 못했다는 점도 각 팀 전략차가 도드라지지 않는 이유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불펜진이 어느정도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타선이 반등할 때까지 선발만 제 역할을 해주면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빈타에 허덕이던 SSG는 전날 NC를 상대로 홈런 두 방을 포함해 13안타로 9점을 뽑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상대 배터리가 변화구 승부를 많이 걸어오지만, 패스트볼을 던지지 않을 수는 없다. 이 공을 자신있게 공략해야 운신의 폭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제이미 로맥이 4회말 NC 선발 김영규의 패스트볼을 걷어 올려 홈런을 쏘아 올렸고, 이 타구를 기점으로 타선이 반등했다. 대부분 타자들이 변화구를 공략해 안타를 만들어냈지만, 어쨌든 자신있는 스윙으로 자신의 타석 쪽, 우타자는 왼쪽으로 타구를 보내는 빈도가 높았다. 결과를 떠나 히팅 포인트에서 타구가 출발한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전날 승리로 분위기는 밝아졌다. 선수단 전체가 개막 때부터 자신감은 충만했다. 초반에 좀 안맞다보니 마운드나 타석에서 여유가 없었는데 본능적으로 야구를 하다보면 점차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결과를 의식하기 보다 눈 앞의 상황에 본능적으로 대응하는 게 성공 확률을 높인다는 게 김 감독의 철학이다.

다양한 요인으로 주눅들어있던 SSG 선수단을 ‘간 큰 선수’로 바꾸고 있는 김 감독의 노력이 더디지만 효과를 내고 있다. 폭발하는 시점이 언제인지가 올시즌 농사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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