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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김기동(오른쪽) 감독이 10일 서울전 승리 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위기 속 김기동 감독의 선택은 ‘변화’였다.

포항 스틸러스는 개막 2연승 후 6경기(2무4패)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주축인 송민규, 신광훈의 퇴장 악재까지 겹치며 부진 탈출이 쉽지 않았다. 김 감독은 기존 라인업에 변화를 주는 동시에 새 얼굴들에게 기회를 부여해 위기를 타개하는 모습이다.

김 감독은 베스트11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다만 최근에는 변화에 주저함이 없다. 지난 7~8라운드에는 송민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석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이석규는 무난한 활약을 펼치며 김 감독을 만족스럽게 했다. 9라운드 FC서울전에는 사실상 파격에 가까운 라인업을 내세웠다. 세 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제외하는 강수였다. 대신 최전방에 김진현을, 또 중앙 수비수 이광준을 권완규 파트너로 낙점했다. 이광준과 김진현 모두 포항 유니폼을 입고 뛰는 첫 선발 경기였다. 김진현은 45분을, 이광준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광준은 지난 2018년 포항에 입단했으나, 최근 2년간 임대 생활을 전전했다.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았다. 다만 올시즌은 조금 다르다. 하창래의 입대, 알렉스 그랜트의 부상 이탈이 겹치며 출전 기회를 부여받고 있다. 이광준은 191㎝의 장신으로 제공권 싸움에 능하다. 이광준이 자리를 잡아주면 포항은 전민광을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기용할 수 있는 옵션이 생긴다.

또 다른 새 얼굴 김진현은 1999년생으로 22세 이하(U-22) 자원이다. 김진현 역시 지난 시즌 광주FC로 1년 임대를 다녀왔다. 주 포지션은 공격형 또는 중앙 미드필더다. 활동량과 압박이 뛰어나다. 김 감독은 김진현에게 제로톱 역할을 맡겼는데, 동계훈련 때도 평가전에서 해당 전술을 시험한 바 있다. 김진현의 활약으로 포항은 마리오 크베시치와 보리스 타쉬를 후반 조커로 사용해, 전력의 극대화를 이뤄냈다.

김 감독은 “1승이 이렇게 힘들줄 몰랐다”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말했다. 변화를 가미한 포항이 어떤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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