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연홍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배우 안연홍이 세월을 관통하는 배우가 되고 있다.

최근 SBS ‘펜트하우스’ 시즌2에서 진분홍 역으로 관심을 모은 안연홍은 이제 데뷔 30년을 넘어 40년을 향해 가고 있다. 아역배우로 1984년 MBC 베스트극장으로 데부해 1987년 KBS1 대하드라마 ‘토지’로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그런 그가 ‘펜트하우스’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얻으며 연기 인생에 전기를 맞아 뜻깊어 하고 있다.

안연홍은 “제가 출연했던 드라마도 많고 추억도 많지만 현재로서 인생작 3개를 뽑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자신의 인생작들을 꼽았다. 그는 “먼저 (KBS1 대하드라마)‘토지’(1987~1989)인데, 아역으로서 처음 하는 연기라 굉장히 혼도 많이 났고 그래서 ‘다시는 연기 안 한다’고 했다. 그런데 백상예술상에서 아역상을 받으면서 ‘계속 이 일 할 거야’ 마음 먹게 됐다. 다음은 IMF(외환위기)로 온 국민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MBC) ‘세 친구’(2000~2001)라는 시트콤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현실을 잊게 해줬다. 그래서 그 작품도 인생작이다. 그리고 마지막이 ‘펜트하우스’다. 여태까지 고정적인 이미지의 안연홍이었다면 180도 다른 안연홍을 보여주고 연기에 자신감과 희망을 불어넣어준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안연홍
MBC ‘세 친구’로 활약했던 당시 안연홍.  스포츠서울DB

진분홍 역을 연기하며 희열을 느낀 것일까. 그는 “희열이라기보다는 ‘아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해서 기뻤고, ‘사람들이 어색해 하지 않는구나’ 싶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자신도 몰랐던 모습을 ‘펜트하우스’에서 발견했다는 안연홍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안연홍은 어떤 사람인지 물었다. 그는 “밝은 모습도 있고 이런 저런 경험도 많이 했다. 사랑도 해보고 결혼도 해보고 이혼도 해봐서 그런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다”라며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안연홍
안연홍이 16일 목동 SBS에서 진행된 수상한 장모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5.16 취 재 일 : 2019-05-16취재기자 : 배우근출 처 : 스포츠서울

다른 스펙트럼으로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그는 “(‘펜트하우스’ 전에는) 장르물의 나쁜 역할, 사이코패스도 해보고 싶었는데 과연 작가님이나 감독님이 나를 써주실까 했다. 보통 기존 이미지들에서 많이 찾으시고 모험을 하지 않으시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 못하면 난 연기인생 끝장이다 생각하고 했다”고 회상한 뒤 “이제 욕심도 생기고 해보지 않은 역할 많이 해보고 싶다. 예를 들면 안 해본 역할들이 있다. 사극에서는 세자빈이나 양가집 규수는 안해봤다 그런데 주막집 주모나 기생어미라든지 무당연기. 신들린 연기도 해보고 싶고 배워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뒤이어 “된다면 윤여정 선생님처럼 60~70(살) 나이 들었을 때까지 연기하고 국민엄마 역할도 해보고 싶다. 제 몸이 건강하다면 끝까지 대중 앞에 서고 싶다. 김영애 선생님이 그러신 것처럼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안연홍은 예전 아역으로 활동했기에 최근 ‘펜트하우스’에서 활약한 아역배우들을 보면서도 감회가 남달랐다. 그는 “대견하고 뿌듯하더라”면서 최예빈과 진지희를 콕 집어 이야기했다.

최예빈은 극중 진분홍이 천서진(김소연 분)을 대신해 돌보게 된 하은별 역이라 각별했다. 안연홍은 “예빈이가 너무너무 열심히 했다”면서 “시즌3에서는 같이 어떻게 등장할 지 궁금한데, 예빈이가 ‘헤라팰리스에서 너무 멀리 있지 않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시즌2에서 두 사람은 홀연히 헤라팰리스에서 사라진 설정이어서 과연 어디로 갔을지 궁금증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진지희에 대해서는 “저처럼 똑같이 시트콤에 출연하고 그 이미지가 강했는데 그걸 싹 씻었다”며 기특해하면서 “저의 동국대 연극영화과 후배다. 너무 좋다”며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런 친구들이 계속 나오면 좋겠다. 이번 드라마가 굉장한 이슈가 되면서 어린 친구들이 한방에 다 스타가 됐는데 다들 착하고 열심이다. 이 모습 그대로 쭉 컸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시즌 4~5가 나온다면 이들이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상상하기도 했다.

‘펜트하우스’ 전부터 알던 배우들과 오랜만에 조우한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안연홍은 “사석에서 만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영화 ‘못말리는 결혼’에서 유진의 상대역 하석진의 누나로 나와서 아는 사이였다. 또 소연이도 동국대 후배로 아는 사이였는데 다들 다시 만나 새로웠다”면서 “그때는 어렸던 친구들이 이제 결혼해서 가정도 꾸리고 그러런게 신기하다. 내가 아줌마 된건 생각 안하고 그런게 신기하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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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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