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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 용병 모트리가 고양 오리온의 골밑슛을 막아내고 있다[KBL제공]

[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외국인 선수 득점이 12대38 입니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룸에 들어오자마자 기록지를 한참 쳐다본 뒤 무엇인가를 열심히 적었다. 프로농구는 매 경기가 끝나고 나면 패장이 먼저 인터뷰를 하고, 승장이 두번째, 그리고 수훈 선수가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한다.

잠시 정적이 흐른 후 강을준 감독은 “경기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해달라”는 첫 질문에 기록지를 쳐다보며 “외국인 선수 득점을 따져보니 12-38이었다. 결국은 외국인 싸움에서 밀렸다”라고 했다. 이어 “국내 선수들은 굉장히 열심히 잘해줬다. 중요한 건 전반에 김낙현한테 3점슛을 내주며 전반을 마친 게 아쉬웠다. 확실히 외국 선수 싸움에서 밀렸다”고 했다.

정규리그 4위팀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12일 홈코트에서 벌어진 인천 전자랜드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패했다. 스코어는 77대85로 1차전에서의 대패(63대85)보다는 훨씬 나아진 경기를 했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2연패 후 3연승으로 경기를 뒤집은 팀은 단 한 팀도 없었다.

오리온은 지난 1월 포스트시즌에 대비, 2m11cm의 장신 선수 제프 위디를 내보내고 체격이 좋은 데빈 윌리엄스를 영입했다. 위디는 성실한 플레이가 장점이었지만 울산 현대모비스 숀 롱이나 전주 KCC 타일러 데이비스 등 수준급 외국인 선수를 막지 못했기 때문.그러나 윌리엄스는 오리온이 원하던 선수가 아니었다. 골밑에서보다 외곽플레이를 고집하면서 오히려 팀플레이를 깨는 골칫거리가 됐다.

윌리엄스는 이날도 16분 46초를 뛰면서 2점슛 5개, 3점슛 1개를 던졌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두차례의 자유투도 모두 림을 튕겨 나갔다. 공식적인 집계는 없지만 외국인 선수가 10분 이상 뛰면서 0점을 기록한 예는 없어 보인다.

반면 3라운드 한때 7위까지 추락했던 전자랜드는 2월 말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한꺼번에 교체하는 강수를 던졌다. 모트리와 데본 스캇을 영입한 후 상승세를 탔고, 4강 진입이 확실시 된다.

모트리는 빠른 발을 앞세워 전광석화 같은 골밑 공격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승현이 발목부상으로 빠진 오리온은 모트리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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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뒤 유도훈 감독과 강을준 감독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KBL제공]

유도훈 전자랜드감독은 “상대가 초반부터 강하게 나올 것을 예상했지만 전반에 오리온이 58%의 2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후반에는 어느 정도 수비가 됐다”고 짧게 말했다. 패장은 무엇인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경기였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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