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tain Soccer Premier League
토트넘 손흥민(왼쪽)이 1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전반 선제골을 넣은 뒤 세르히오 레길론과 기뻐하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SON
선제골 직후 동료와 얼싸안으며 기뻐하는 손흥민. 런던 | 공동취재단

[런던=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장영민통신원·김용일기자] 참으로 오랜만에 느끼는 골 맛이었다.

토트넘 손흥민이 긴 침묵을 깨고 시즌 19호 골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4호 골을 터뜨렸다. 햄스트링 부상을 털어낸 손흥민은 12일 오전 0시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20~2021시즌 EPL 31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홈경기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다. 그가 선발진에 합류한 건 햄스트링을 다쳤던 지난달 15일 아스널과 EPL 28라운드 이후 4주 만이다.

FBL-ENG-PR-TOTTENHAM-MAN UTD
전반 40분 왼발 선제골을 터뜨리는 손흥민. 런던 | AFP연합뉴스

초반부터 의욕적으로 뛴 그는 0-0으로 맞선 전반 39분 왼발 선제골을 넣었다. 오른쪽에서 세르주 오리에가 골문 앞 정면으로 차올린 공을 원톱 해리 케인이 페널티 아크 오른쪽으로 달려든 루카스 모우라에게 원터치로 연결했다. 모우라는 욕심을 내지 않고 다시 왼쪽으로 쇄도한 손흥민에게 연결했고, 손흥민이 왼발 인사이드로 밀어넣었다. 그가 골 맛을 본 건 지난 2월19일 볼프스베르거와 유로파리그 경기 이후 52일 만이다. EPL만 따지면 지난 2월7일 웨스트브롬위치전(WBA) 이후 64일 만.

손흥민은 EPL 14호 골로 지난 2016~2017시즌 달성한 ‘한 시즌 EPL 최다골(14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 시즌 현재까지 전 대회를 통틀어 19골16도움(EPL 14골9도움)을 기록 중이다.

또 맨유를 상대로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10월5일 맨유 원정에서 치른 4라운드에서 2골 1도움 원맨쇼를 펼치며 역사적인 6-1 대승을 이끈 적이 있다.

FBL-ENG-PR-TOTTENHAM-MAN UTD
손흥민과 맨유 풀백 아론 완-비사커가 볼다툼하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손흥민은 킥오프 1분30초 만에 역습 기회에서 오른쪽으로 달려든 모우라에게 원터치 패스를 연결, 슛을 끌어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는 페널티박스 정면으로 공이 흐르자 오른발 논스톱 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다소 빗맞으며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맨유는 수세시 전방 압박을 바탕으로 케인은 물론 손흥민~지오바니 로 셀소~모우라 등 공격수에게 공간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풀백 아론 완-비사카는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손흥민의 동선을 가로막았다.

양 팀은 지루한 공방전을 이어갔는데 전반 33분 맨유가 골망을 흔들었으나 손흥민의 동작 하나로 무산됐다. 폴 포그바의 침투 패스 때 에딘손 카바니가 토트넘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왼발로 골문을 갈랐다. 그러나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득점을 취소했다. 포그바에게 공이 전달되기 전 스콧 맥토미니가 드리블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손흥민의 얼굴을 때린 장면이 잡혔다. 손흥민은 카바니의 득점 이후에도 얼굴을 부여잡고 그라운드에 한동안 쓰러졌다가 일어났다. 사실상 한 골 넣은 것과 다름 없었다.

위기 뒤 기회라고 했던가. 손흥민은 기어코 전반 40분 역습 기회에서 왼발 선제골로 포효했다. 그는 양 팀 통틀어 전반에 유일하게 유효 슛을 기록했는데 득점으로 연결했다.

Britain Soccer Premier League
맨유 프레드가 동점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하지만 후반 들어 맨유 공세가 거셌다. 손흥민은 후반 7분 맨유 역습 과정에서 재빠르게 내려와 완-비사카를 향한 패스를 저지하는 등 수비에도 이바지했다. 그러나 맨유는 후반 10분 맥토미니가 위협적인 중거리 슛을 시도하는 등 공격 속도를 더욱도 높였고, 2분 뒤 동점골을 해냈다. 카바니가 문전에서 때린 슛을 토트넘 수문장 휴고 요리스가 쳐냈으나 뒤따르던 프레드가 리바운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후반 15분 손흥민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다시 공을 잡아 오른발 슛을 때렸지만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가 선방했다.

이후 다시 맨유가 공세를 펼쳤다. 후반 17분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때린 절묘한 왼발 슛은 요리스가 뛰어올라 막아냈다. 그러나 맨유는 결국 후반 34분 역전골을 기록했다. 오른쪽에서 넘어온 공을 카바니가 다이빙 헤딩 슛으로 마무리했다.

주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후반 36분 모우라를 빼고 개러스 베일을 투입하는 등 승점 사냥에 총력을 기울였다. 1분 뒤 세트피스 기회에서 공이 수비에 가담한 카바니의 머리를 맞고 자책골로 연결될 뻔했으나 골대를 맞고 물러났다. 그리고 후반 추가 시간이 6분이나 더 주어졌으나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히려 메이슨 그린우드에게 쐐기포를 허용하며 1-3으로 고개를 숙였다. 모처럼 손흥민의 득점포가 터졌지만 빛이 바랬다.

승점 49(14승7무10패)로 제자리걸음한 토트넘은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승점 55) 추격에 실패했다. 반면 2위 맨유는 승점 63을 기록하며 3위 레스터 시티(승점 56)와 격차를 다시 벌렸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