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조승우, 박신혜, 김병철의 연기 시너지가 빛났다.

8일 오후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시지프스: the myth’(이하 ‘시지프스’) 최종회에선 한태술(조승우 분), 강서해(박신혜 분), 시그마(김병철 분)가 반복되는 쳇바퀴 속 운명의 굴레에 갇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박사장(성동일 분)은 위험을 무릎쓰고 과거 아내에게 폭력을 일삼던 자신을 죽이러 갔다. 그런 그를 빙빙(이시우 분)이 막아섰다. 바로 빙빙이 박사장의 딸이었던 것. 빙빙은 “엄마가 업로더 타라고 했다. 근데 기다려도 엄마가 안 온다”고 울먹이며 “혼자 안간다. 그 때 자기를 헤치지 않았을 거라 했다. 조금만 나쁜 새끼라고 했다. 그러니까 들어가지 말아라”라고 만류했다. 그리고 빙빙의 말대로 과거 박사장은 아내를 죽이지 않았고, 박사장은 소멸되진 않았지만 점차 존재가 희미해져 갔다.

시그마(김병철 분)의 계획대로 한태술과 강서해는 미래를 본 것처럼 똑같이 성당에서 죽을 위기에 처했다. 강서해는 “이번엔 너가 원하는대로 되진 않을거야”라고 시그마에게 경고하며 한태술에게 업로더를 만들지 말라고 말했다. 이에 한태술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냥 나 믿어. 다 잘 될거야”라고 말했다. 시그마는 업로더를 코딩하라며 노트북을 주며 그렇지 않으면 강서해를 쏘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한태술은 코딩을 거부하며 존재가 흐려지기 시작했고 그때 시그마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한태술은 “미래가 바뀌고 있다”고 경고했고 시그마는 강서해를 쏘려 했으나 자신의 존재가 흐려지고 있어 당황했다. 한태술의 말대로 미래가 바뀌고 있었던 것. 시그마가 강서해의 목을 조르던 그때 누군가가 시그마를 향해 총을 쐈다. 결국 시그마는 “그런 눈으로 보지마. 나는 너 싫어. 세상 사람들 다 싫어”라며 “서해야 그립지 않니”라고 물었고 강서해는 “아니 전혀”라고 답했다. 결국 시그마는 한발의 총을 더 맞고 죽음을 맞았다.

한태술은 “서해야 중요한 건 어디가 아니야. 중요한건 언제야”라며 강서해와 함께 업로더를 타고 모든 걸 끝내버리자고 했다. 업로더를 타기 위해 에디 김(태인호 분)이 업로더를 개발 중인 장소에 간 한태술은 에디 김이 자리를 비운 사이 코딩을 시작했다. 때마침 도착한 박사장 일행이 두 사람이 업로더를 타는 걸 도와줬다. 박 사장은 과거로 가서 자신을 찾아와 딸이 곁에 있으니 시간낭비 하지 말라고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업로더로 시간 여행을 한 한태술과 강서해. 한태술은 강서해를 벙커로 가둔 날로 왔다. 이날을 미리 예상하고 과거 강서해를 벙커에 가뒀던 것. 강서해 대신 총에 맞았던 썬(채종협 분)도 살아있었다. 사실 과거로 돌아온 한태술은 썬에게 방탄조끼를 입혔고 덕분에 죽지 않았다. 세 사람은 다시 시그마와 대치했던 성당으로 갔다.

그사이 강동기(김종태 분)은 한태술, 강서해의 부탁대로 과거 시그마인 서길복을 찾아갔다. 벌벌 떨고 있는 그에게 강동기가 옷을 덮어주자 서길복은 감정의 동요를 느꼈고 현실 속 시그마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 틈을 타 성당 2층에 있던 강서해가 시그마를 총으로 쏜 것. 결국 두 사람을 살린 건 두 사람 스스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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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스 사진 | JTBC

시그마도 죽이고 핵폭탄도 막아내며 모든 걸 끝낸 두 사람은 서로를 꼭 껴안았다. 그러나 강서해는 다시 원래의 시간인 미래로 가야했고 강서해는 한태술에게 입을 맞추며 “고마워 네가 나한테 해준 거 전부 다”라고 했다. 두 사람이 울먹이며 이별을 맞이하려던 때 그들의 예상과 달리 강서해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때 누군가가 성당으로 들어와 미래와 똑같이 강서해를 쐈다. 그는 바로 에디 김이었다. 에디 김은 한태술에게 업로더를 만들라고 협박했다. 강서해는 죽어가며 “계속됐던 실수야. 하지마. 다 끝낼 수 있어”라며 업로더를 만들지 말라고 말했다.

한태술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가득차버린 에디 김은 “네 연구, 회사, 여자 내가 다 뺏을거야”라며 여자와 세상 중 택하라고 했다. 강서해는 말렸지만 그녀를 죽게 놔둘 수 없었던 한태술은 강서해에게 “우리 돌아가자. 네 과거로 가서 다시 하자”라고 했다. 그리고 업로더를 만드는 척 하던 한태술은 강서해의 총을 집어 에디 김에게 조준했다. 울먹이며 한태술은 “서해야 나 이제 알았어, 아니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이 방법밖에 없다는 걸”이라며 “근데 계속 버티게 되더라. 너랑 같이 있고 싶어서. 나 찾아와줘 미래라는게 없다고 해도 너가 그냥 나 찾아와줘. 아프지도 말고 다치지도 말고. 그냥 나한테 와줘”라며 스스로에게 총을 쐈다. 한태술이 사라지자 업로더도 사라졌고, 업로더를 타고 건너온 모든 이들 역시 사라졌다. 강서해는 소멸 직전 죽은 한태술에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야. 우린 꼭 다시 만날거야. 내가 찾으러갈게 잊어버리지마. 사랑해”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다시 한태술이 눈을 뜬 곳은 비행기 안이었다. 늘 보이던 형의 망상 대신 강서해를 보게 된 그는 그렇게라도 강서해의 곁에 있기 위해 약도 먹지 않았다. 그러나 또다시 미래는 반복됐다. 살아남은 서길복은 한태술과 업로더의 정보가 적힌 시그마의 수첩을 발견했고 과거의 시그마처럼 또다시 모두를 파멸시킬 결말을 그리고 있었다.

신들을 기만한 죄로 커다란 바위를 산꼭대기 위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시지프스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딴 ‘시지프스’는 제목과 같은 결말을 그리며 여운을 남겼다. 결과를 알면서도 끝임 없이 이를 반복해야 하는 운명에 놓인 이들의 삶을 그려낸 것.

무엇보다 마지막까지 조승우, 박신혜, 김병철의 단단한 연기 내공이 빛난 작품이었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판타지적인 스토리를 몰입감 있게 끌고 나가기 상대적으로 어려운 작품이었음에도 세 사람의 연기 시너지가 극의 집중도를 높였다.

한편 ‘시지프스’ 후속으로는 JTBC ‘로스쿨’이 방송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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