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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북한이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하면서 오는 6월 국내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참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북한이 코로나19 여파를 이유로 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만큼 월드컵 예선에 출전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공교롭게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북한과 2차 예선 같은 조(H조)에 묶여 있다. 즉 북한이 월드컵 예선 불참을 공식화할 경우 향후 일정은 물론 순위에도 영향을 끼친다. 한국은 H조에서 현재 2승2무(승점 8)로 한 경기 더 치른 투르크메니스탄(승점 9)에 이어 2위를 마크 중이다. 여유 있는 2위는 아니다. 레바논(골득실 +2)과 북한(골득실 +1)도 승점 8을 기록 중으로 한국(골득실 +10)은 이들보다 골득실에서 앞서 있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아직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북한의 조선축구협회와 (월드컵 예선) 참가 여부를 두고 논의 중으로 알고 있다. 불참이 확정된 게 아니어서 우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북한이 불참하면 순위는 어떻게 매겨지는 것일까. KFA 관계자는 “AFC에서 그 부분은 별도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참고하면 몰수패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월드컵 예선은 각 대륙축구연맹에서 기준을 두는데, AFC가 보편적인 ‘0-3 몰수패’를 적용할지는 미지수다. 일단 현재 팀당 4~5경기를 치른 가운데 북한과 이미 홈&원정 2경기를 모두 치른 팀도 있고, 한국처럼 1경기를 남겨둔 팀도 있다. 북한은 투르크메니스탄에만 1-3으로 졌고 나머지 팀을 상대로는 2승2무를 기록, 한 번도 지지 않았다. 2승은 레바논(2-0 승·홈), 스리랑카(1-0 승·원정)에 챙겼다. 즉 0-3 몰수패를 적용하면 레바논과 스리랑카는 물론 평양 원정에서 0-0으로 비긴 한국 모두 득이다. 그러나 투르크메니스탄은 손해를 본다. 실제 북한과 홈&원정 두 차례 경기 모두 0-3 몰수패를 적용할 경우 H조 순위는 한국이 승점 13으로 레바논(승점 13)에 골득실에 앞서 1위가 된다. 투르크메니스탄(승점 12)은 3위.

그런 만큼 AFC가 몰수패를 적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AFC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실격 처리한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사례를 들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우승 후보로 꼽힌 알 힐랄은 조별리그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경기 출전 최소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서 더는 ACL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당시 AFC는 알 힐랄의 경기 전적을 모두 제외했다. 몰수패를 적용하면 골득실에서 득과 실을 보는 팀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알 힐랄을 제외한 나머지 팀 간의 결과로만 순위를 매겼다.

그렇다면 월드컵 2차 예선 H조에서 북한을 제외하고 나머지 팀 간의 전적으로만 순위를 매기면 어떨까. 한국은 2승1무(승점 7·골득실 +10)로 이 경우에도 레바논(승점 7·+4)에 골득실에 앞서 선두가 된다. 투르크메니스탄이 2승2패(승점 6), 스리랑카(4패)순이다. 즉 북한이 안 나오면 어떠한 형식으로든 한국은 선두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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