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개막전보다는 시즌 전체가 중요하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이 한국인 빅리거 최초의 3연속시즌 개막전 선발 영예를 누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개막전 등판보다 팀의 가을잔치 참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2021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개막전은 항상 적당한 긴장감을 느낀다. 어느정도 긴장감이 있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며 “기술이나 심리적으로는 지난해와 다른게 없다. 같은 방향으로 간다”고 말했다. 토론토의 포스트시즌을 견인할 에이스로서의 책임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3연속시즌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다는 것은 리그를 가리지 않고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내셔널리그인 LA다저스 소속이던 2019년 개막전에서 6이닝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승리를 따낸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로 둥지를 옮긴 지난해 4.2이닝 4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다. 타선 도움으로 승패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자존심에 상처가 날 만한 투구였다. 지난해는 코로나 확산 여파로 스프링캠프 도중 셧다운이 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메이저리그 팀이 사용하지 않는 구장에서 개막한 탓에 어수선한 측면도 있었다. 그가 “지난해 초반 부진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다.

[포토] 류현진 \'데니 잰슨, 잘 부탁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포수 대니 젠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아프지 않고 시즌을 완주하면 류현진의 성적은 따라 온다. 스프링캠프를 매우 차분하게 치러냈고, 첫 날부터 빅리그 최고 몸값(9년 3억 2400만달러) 투수인 게릿 콜과 선발 맞대결도 했다. 지난 3년간 류현진의 개막전 선발등판 가운에 현지 언론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경기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콜은 나보다 매우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라는 말로 이날 한 경기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양키스전 징크스도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는 인상을 풍겼다. 그는 “양키스는 같은 지구(동부) 소속이라 자주 만나는 팀이다. 개막전에서 만난다고 특별한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면서 “우리팀은 지난 겨울 동안 전력보강을 잘했고, 선수들이 제일 높은 곳에 설만큼 실력이 향상됐다. 어느팀과 붙어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모든 팀을 이긴다는 생각으로 싸운다. 모든 선수가 10월까지 경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동료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구위보다 제구로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이라 배터리 호흡도 매우 중요하다. 류현진은 “(포수)대니 젠슨과는 이제는 말을하지 않아도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공을 던져야할지 알만큼 잘 맞는다”며 감싸 안았다.

류현진을 향한 구단과 선수단의 신뢰도 든든하다. 지난해 4년 8000만달러를 받고 토론토에 둥지를 튼 류현진은 악조건 속에도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팀의 와일드카드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올시즌 우리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이유는 지난해 우리가 보여준 것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로 2연속시즌 가을잔치 참가를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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