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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루카’가 기존과는 다른 장르물로 K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최근 종영한 tvN ‘루카 : 더 비기닝’은 강렬한 엔딩으로 여운을 남기며 마침표를 찍었다.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은 “작품을 시청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늘 시청자분들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하지만 응원해 주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공을 돌렸다.

루카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아름다운 영상미가 더해져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어서 김 감독은 “‘루카 : 더 비기닝’은 기존 한국 드라마에 비해 CG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며 “그래서 CG 부분에 특히 많은 공을 들였다. ‘루카’만의 특별한 소재를 구현하기 위해 현실적인 부분과 SF의 판타지적 장르 사이에서 적절한 수위를 잡기 위해 노력했고, 관계자들과 CG 컨셉부터 디자인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많은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고 회상했다.

또 “배우들은 크로마키 앞에서 상상으로 연기해야 했기에 그점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1화에 조여 오는 이들로부터 아이를 구하기 위해 높은 곳에서 손을 놓는 장면이 있었다”며 “물론 인형이긴 했지만 실제였다면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했다. 그런 점을 상상하고 연기하는 배우들이 힘들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장면은 김 감독이 명장면으로 꼽은 신이기도 하다.

tvN_루카 더 비기닝_김래원 (3)

김래원의 연기 변신 뿐 아니라 이다희, 김성오, 진경, 정다은 등 각양각생 개성을 지닌 배우들도 열연으로 힘을 보탰다. 특히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신들은 눈길을 끌었다.

김 감독은 “캐스팅은 작품에 있어 제일 중요하지만 제일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난 캐스팅은 인연 같다. 아무리 좋은 캐스팅도 인연이 닿지 않으면 안 맞는 캐스팅이니까”라며 “김래원 배우는 천상 배우다. 복잡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인 지오의 내면을 그렇게 깊고 다채롭게 보여주기 솔직히 쉽지 않았다. 편집실에서 화면을 보면서 ‘아 이런 것도 표현했구나’ 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지오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한 고민선상에서 몸도 만들었다. 길 잃은 강아지처럼 앙상한 느낌을 주고 싶다고 했는데 그걸 몸으로 만들어내 너무 감사할 뿐”이라고 감탄했다.

나아가 “김성오 배우 또한 명불허전 연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이 외의 모든 배우분들께 의존한 것이 많다. 배우분들 모두가 자신의 것을 다 보여줬다”며 “정다은, 김민귀 배우에 대해 더하자면 처음부터 두 캐릭터는 개성 강한 신인급에서 찾고 싶었다. 많이 소모되지 않은 신선함 그리고 개성을 갖췄으면 했다. 액션이 많고 대사가 많지 않아 사실 신인들이 소화하기 힘든 캐릭터일 수 있었지만 정다은, 김민귀 배우는 현장에서 너무 열심히 따라 와줬다”고 만족했다.

김홍선 감독님 (1)

파격적인 소재와 새로운 장르물, 인간에 대한 생각까지. 많은 시사점을 남긴 작품이다. 김 감독은 “‘루카 : 더 비기닝’을 통해서는 인간의 이기심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인간도 아니고 그렇다고 동물도 아닌 불행하고 불완전한 존재인 지오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의 끝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인간이 다 옳은가?’라는 대사처럼 팬데믹도 환경 기후도 모두 다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닐까? 이런 걸 한번 쯤 생각해보면 어떨까 했다. ‘루카 : 더 비기닝’에 나타난 세상이 우리네 세상과 닮았지 않았나, 생각한. 그래서 씁쓸하고 답답하지만 그대로 보여줘야겠다 생각했다”고 정리했다.

‘더 비기닝’이라는 부제에서 비춰볼때, 시즌2의 가능성을 어느정도일까.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제목 중 ‘더 비기닝’ 때문에 시즌2를 많이 이야기해주시는 것 같다. 하지만 시즌2를 염두에 두고 만든 이야기는 아니었다. 원래 제목은 ‘루카’였지만, 촬영을 다 하고 나니 이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의 시발점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제목에 더 비기닝을 붙인 것이었다”며 “개인적으로는 시즌2는 안 하자 주의라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누가 이어서 시즌2를 만들어 가신다면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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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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