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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친(親) 중국 논란에 휩싸인 SBS ‘조선구마사’가 결국 폐지를 결정했다.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 이유비, 김동준, 서영희, 정혜성 등 주연배우를 비롯 박계옥 작가와 신경수PD가 사과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조선구마사’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의 모기업 YG엔터테인먼트와 방송사 SBS의 시가총액도 700억 원 이상 줄어들며 그 파장이 지속되고 있다.

SBS ‘조선구마사’가 방송 2회만에 폐지를 결정했다. 논란의 출발점은 첫 회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중국 음식인 피단과 월병으로 외국인을 접대한 장면이었다. 뒤로 비춰지는 중국풍 인테리어와 태종(감우성 분)이 양민을 학살하는 등의 내용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역사 왜곡 논란이 빚어졌다. 누리꾼들은 ‘조선구마사’를 후원하는 기업을 불매하겠다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광고사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졌다. 최근 중국이 신(新)동북공정 정책의 일환으로 김치와 한복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흐름과 맞물려 비판은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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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 제작사와 SBS는 24일 공식 입장을 통해 “예민한 시기에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시청에 불편함을 끼친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SBS 측도 “의복 및 중국식 소품 등장 등 문제가 된 부분은 모두 삭체 및 VOD와 재방송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면서 “중국 자본 투입 의혹은 절대 사실이 아니며 순수 국내 자본으로 제작된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제작진의 해명에도 논란은 들불처럼 계속 번져갔다.

온라인 게시판을 중심으로 ‘조선구마사’ 후원 기업 리스트 등이 빠르게 정리됐으며 불매 운동이 일었다. 뿔난 여론에 금성침대, 혼다코리아, 한국간편결제진흥원, 블랙야크, 쿠쿠, 삼성전자, 시몬스, 웰빙푸드, 반올림피자샵, 에이스침대, 바디프렌드, 하이트진로,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등 광고주는 광고를 철회했으며 제작을 제원했던 문경시도 제작지원을 철회했다. 더불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조선구마사’가 사면초가를 자초했다고 지적하며 “최근 중국이 한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신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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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에 다달은 ‘조선구마사’는 결국 첫 방송된지 나흘만에 폐지를 결정했다. 역사 왜곡 논란은 주연배우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 이유비, 서영희, 정혜성 등에게로 옮겨갔으며 모두 사과했다. 장동윤은 소속사 SNS를 통해 “사회적으로 예리하게 바라보아야 할 부분을 간과했다. 큰 잘못이다”라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신경수PD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역사 속 인물들의 실명을 쓰면서 인물의 스토리구성이나 표현에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그러질 못했다”고 말했다. ‘철인왕후’에 이어 두 번째 역사 왜곡 논란을 맞은 박계옥 작가는 “많은 시청자 분들께서 염려하시고 우려하셨던 의도적인 역사왜곡은 추호도 의도한 적이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남긴 점 역시 뼈에 새기는 심정으로 기억하고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조선구마사는 결국 폐지됐으나 그 파장을 계속되고 있다.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선구마사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의 모기업 YG엔터테인먼트와 방송사 SBS의 시총은 지난 26일 기준 1조 2297억 원으로 조선구마사 1회가 방영된 22일 종가 기준 시총 1조 3014억 원보다 716억 원 줄어들었다. 해당 기간 YG엔터테인먼트와 SBS의 시가 총액은 각각 5.63%, 5.24% 하락했다.

최근 tvN ‘철인왕후’도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바 있으며 SBS ‘조선구마사’는 이 때문에 폐지하는 등 전례없는 사태를 겪고 있다. 그리고 곧 방영되는 JTBC ‘설강화’에 까지 그 불씨가 번지는 모양이다.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드라마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제기된 역사왜곡 논란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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