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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 지난달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전 종료 후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전주 | 정다워기자 we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축구선수 기성용(32 FC서울)으로부터 초등학교 시절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방송에서 폭로의 수위를 높였다.


16일 방송된 MBC PD수첩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편에서는 기성용을 비롯한 야구선수 이영하·김재현 등에 대한 학교 폭력(학폭) 제보자들의 피해 증언이 공개됐다.


기성용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제보자들은 "초등학교 시절 당했던 피해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MBC 'PD수첩' 화면캡처


이들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이들이 피해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나에게 했다"며 "기성용을 포함한 가해자 2명에게 번갈아 가면서 (유사성행위를) 강요받았는데 예를 들면 성기 모양까지 기억하고 있고, 구강성교를 할 때 느낌까지 비참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기성용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제보자 A씨는 "스포츠 뉴스가 끝나면 불을 껐다. 매일 그 장소(합숙소)에서 (사건이) 일어났다"며 "저희가 거짓말할 것 같으면 몰래 당했다고 하지, 저희는 항상 그 위치(합숙소)에서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B씨도 "피해 횟수를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한 두번 불려간 게 아니었다"며 "(합숙소에서 했지) 밖에서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B씨는 당시 성폭력 피해사실을 주위에 알리지 않은 이유로 "당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축구를) 그만두라고 할까봐. 그때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학교폭력 등의 문제를 확실하게 뿌리를 뽑는 게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폭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까지 오기 정말 힘들었다. 이제 겁나지 않는다. 만약에 거짓이라면 다 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기성용이) 사과를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사실을 말하고자 했는데 너무 힘든 상황이 된 느낌"이라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이들의 주장에 대해 기성용 측 법률대리인은 인터뷰에서 "피해자 측에서 고소하지 말아달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피해자 측이 오히려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상황이다. 20여 년 전에 있었던 일을 밝혀줄 확실한 증거를 밝히면 된다. 잘못한 사람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고 맞섰다.


피해자 측 박 변호사는 "많은 제보들이 있었다. 증거를 공개할 경우 진술 번복 등 (기성용 측의) 압력이 들어올 것으로 얘기(예상)할 수 있다. 법정으로 깔끔하게 가져가서 하는 게 공정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날 PD수첩 측은 "기성용 등이 이들에게 성폭행한 사실을 목격한 증언자가 나왔다"면서 "증언을 확인했지만, 이들이 법정에서 해당 사실을 증언하길 원해 이날 방송에는 담지 않았다"고 밝혔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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