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교진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인교진(40)에게 ‘가족’의 의미는 특별하다. 50부작의 가족극을 마친 그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인교진은 최근 종영한 KBS2 주말극 ‘오! 삼광빌라!’에서 김확세 역으로 주말 저녁 안방극장을 유쾌함을 안겼다. 인교진은 “데뷔작이 MBC ‘전원일기’란 작품을 통해 가족의 애틋함을 그렸는데, 20년이 지나서 ‘오! 삼광빌라!’로 또 한번 가족 이야기를 그린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 마음이 차오르는 느낌이었다”며 “삼광빌라의 따뜻함에 매료됐다”고 돌아봤다.

긴 무명시절을 보낸 인교진은 트로트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밤무대를 전전하는 김확세에게 공감하고 연민하신 부분도 많았다고 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있는 확세가 과거의 저와 많이 닮아보였다. 저도 답답하고 움츠러들고 소심하고 그랬던 시기가 길었다. 그로 인해 자존감도 떨어졌다. 긴 무명시절이 확세에게 반영되고 캐릭터를 구현하는데 도움이 된 거 같다.”

극 중 트로트 가수를 연기한 인교진은 노래 ‘굿이야’로 데뷔 후 처음 OST에 직접 참여했다. 뜨거운 반응에 대해 언급하자 직접 노래 한소절을 부르며 “기분이 완전 굿이다”라고 밝은 미소를 띈 인교진. 그러면서 “녹음을 하는데 점점 욕심이 나더라. 못하는게 티가 나서, 4시간을 쉬지 않고 녹음을 했다”며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분들도 ‘노래 괜찮다’고 말씀해 주셔서 이렇게 사랑받아도 되나 감사했다. 무엇보다 부모님과 장인어른, 장모님이 좋아해주신다”고 보람찬 심경을 밝혔다.

인교진의 부친 임치완은 실제 트로트 가수로도 활동 중이다. 지난해에 MBC ‘트로트의 민족’에 출연해 아들 인교진이 트로트 가수 역할을 맡게 돼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러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교진은 김확세 역할을 하면서 아버지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스스로 불효자였다고 운을 뗀 인교진은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가수가 꿈이셨는데 경제적인 여건상 꿈을 이루지 못하셨다. 그래서인지 유달리 트로트를 많이 들으셨는데 60세가 되던 해에 가수가 되시겠다고 하시더라. 응원은 해드리지 못할망정 제가 말렸다”고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지나고 나니 후회가 많이 된다. 앞으로 아버지를 응원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멋진 아들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이번 작품을 하며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인교진

인교진에게 ‘가족’은 특별해보였다. 인터뷰 내내 부모님과 아내이자 배우 소이현 그리고 자녀들을 자주 언급하며 애틋한 마음을 비췄다. ‘오! 삼광빌라!’가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만큼 가장으로서 가족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다는 그다. “‘오! 삼광빌라!’는 가족보다 더 진한 가족의 이야기다. 아내와 드라마를 같이 보면서 ‘가족과 함께라면 무서울게 없다’고 서로 이야기했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는데 엄청난 밑거름이 되는 계기가 됐다.”

소이현은 드라마 촬영 현장에 커피차를 선물하며 인교진을 응원하기도 했다. 극중 배우 김선영과의 러브라인을 본 소이현이 어떤 반응을 보였냐고 묻자 인교진은 “무덤덤하게 보더라”라며 “티는 안냈지만 조금은 질투하지 않았을까. 제 생각이다. 반대로 저는 티가 많이 나는 편이다”라고 웃었다.

어느덧 데뷔 20년이 됐다는 인교진에게 그동안의 배우 생활은 어떤 의미로 남았을지도 궁금해졌다. 인교진은 “부끄럽고 모자람이 많다”고 쑥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20년간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잘 견뎠고, 느릿느릿 하지만 차근차근 잘 왔구나 싶다. 스스로에게 ‘묵묵히 잘했어’라고 해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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