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코비치
얀 블라코비치(왼쪽)이 이스라엘 아데산야에게 펀치 공격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UFC

[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돈을 따고 싶다면, 그냥 내게 걸어라. 그리고 경기 후 같이 축하하자.”

UFC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얀 블라코비치(38)의 예언이 현실이 됐다. 지난 7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UFC 259가 열렸다. 메인이벤트는 블라코비치의 1차 방어전으로 상대는 현 미들급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31)였다.

엄연히 주연은 챔피언인 블라코비치였지만 이번 경기의 주인공은 조연인 아데산야가 차지했다. 20승 무패로 무적을 자랑한데다 한 체급 올려 도전한 것이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라이트 헤비급에서의 경기가 전무했지만 바로 타이틀샷에 이름을 올리는 파격을 UFC가 선사했다.

블라코비치는 대결에 앞서 “나는 항상 언더독이다. 나의 이전 경기 기록을 살펴보면 늘 상 있었던 일이었다. 아마도 한 경기 정도는 언더독이 아니었을 것이지만 그런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돈은 내게 걸어라”라며 대범함을 보여줬다. 블라코비치의 말이 실현되기라도 하듯 블라코비치는 아데산야에게 승리하며 첫 방어전에 성공했다.

이번 경기는 향후 라이트 헤비급의 판도를 가늠할 중요한 경기였다. 대다수의 팬들과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의 심정은 아데산야에게 쏠렸다. 한 체급을 상향시킨 데다 인기와 상업적 가치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블라코비치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근소한 차이지만 파워와 기술적인 면에서 아데산야를 능가했다. 화이트 대표가 경기 후 노골적으로 판정에 대한 불만을 터트릴 정도였다.

블라코비치는 경기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게는 훌륭한 스파링 파트너들이 있다. 아데산야와 비슷한 움직임과 풋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대결에 충분히 대비됐다고 생각한다. 아데산야를 상대로 내 파이트 스타일을 활용해 아데산야를 압박하고 케이지로 몰아붙여 거친 타격을 이어갈 것”이라며 맞춤형 훈련을 통해 아데산야를 분석했음을 알렸다.

블라코비치의 말대로 아데산야는 그라운드와 파운딩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끌려갔고, 그의 특기인 킥도 먹히지 않았다. 되레 블라코비치가 활용하는 영리함을 보이기도 했다. 전세계 팬들이 주목하는 대결에서 승리하며 주가를 높인 블라코비치는 다음 상대로 글로버 테세이라를 지목했다. 블라코비치는 “아데산야 다음에는 글로버 테세이라가 타이틀 도전자 될 것 같다. 나와 비슷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단단히 준비를 할 것이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테세이라는 41살의 노장이지만 랭킹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5연승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브라질리언 특유의 주짓수로 무장한데다 엄청난 파워를 지닌 타격가다. 헤비급에서 가장 많은 피니시(18번)와 서브미션(9번)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입증하고 있다. 한편 블라코비치는 테세이라 외에도 같은 날 경기를 가진 알렉산더 라키치도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라코비치는 “라키치의 실력이 뛰어나다. 많은 유망주들이 있어 모두 대비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내게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2019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UFC부산에 출전해 한국팬들에게 낯이 익은 라키치는 최근 상위 랭커인 앤서니 스미스와 티아고 산토스를 연속으로 물리치며 팬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rainbow@sportsseoul.com 사진제공 | 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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