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새 포스터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미나리’의 꽃길이 계속되고 있다.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진행된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미나리’는 덴마크의 ‘어나더 라운드’, 프랑스-과테말라 합작의 ‘라 로로나’, 이탈리아의 ‘라이프 어헤드’, 미국-프랑스 합작의 ‘투 오브 어스’와 경합을 펼쳤다.

쟁쟁한 경쟁작들 속에서도 ‘미나리’는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끝내 트로피까지 들어올리게 됐다. 지난해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수상에 이어 연이은 쾌거다. 그러나 ‘미나리’의 경우 미국이 ‘문라이트’, ‘노예 12년’ 등을 만든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 B가 만들고,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 미국 배급사로 불리는 A24가 투자 배급한다. 그럼에도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니라는 이유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라 아쉬움을 남겼다.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입증했고, 국내에서는 정식 개봉도 하기 전임에도 제36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및 관객상 수상을 기점으로 전 세계 영화협회 및 시상식에서 75관왕, 156개 노미네이트에 올랐다. 특히 골든글로브는 오스카(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으로 꼽힐만큼 영향력이 크기에, 오스카로 향하는 길목 역시 청신호를 킨 셈이다.

미나리

미나리 골든 글로브

작품에 관한 상 뿐 아니라 미국배우조합상(SAG) 앙상블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후보에 올랐고 윤여정은 각종 시상식에서 연기상으로 26관왕을 수상하며 연기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유수의 시상식에서 일찌감치 인정 받은 ‘미나리’는 사실상 오스카 도장깨기만 남은 상태다. ‘제2의 기생충’으로 꼽히고 있는 ‘미나리’가 오스카 노미네이트에 오를 수 있을지, 나아가 수상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로 한국계 미국인 감독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제작비 20억원 정도로 넉넉하지 않은 여건임에도 제작진과 배우들이 똘똘 뭉쳐 아름다운 영화를 완성시켰다. 배우들은 한 숙소에서 머물고 생활하며 팀워크를 다졌고,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이 쓴 한국어 대사를 배우들이 직접 수정하는 작업에도 참여하며 더욱 공감대 높은 시나리오를 완성시킬 수 있었던 것. 1980년대 초 이주민 가정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다뤘을 뿐 아니라, 세대, 시대를 불문한 ‘가족’ 키워드로 공감대를 높여 전세계를 사로잡았다.

영화는 ‘미나리’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미나리와도 같은 강한 생명력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려진다.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뿐 아니라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얼굴인 아역 앨런 김, 노엘 케이트 조의 열연도 어우러져 ‘팀 미나리’로 재탄생했다. 앞서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가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극찬과 호평을 받고 있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지만 겸허히 받아드리고 있다. 저희 영화가 많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이 이야기가 우리들의 보편적인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들이 얼굴만 보아도 인간애를 느끼게 하는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줘서 더욱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한예리는 “개인적로는 이 영화를 사랑하는 만큼 좋은 성적이 있었으면 좋겠다. 열심히 한 만큼 많이 사랑해주시기 바란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미나리’는 국내에서 3일 개봉하며, 오스카 시상식은 오는 15일 후보를 발표하고 4월 25일 시상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주)판씨네마, 골든글로브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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