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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뉴욕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말에 영향을 받은 것일까? 가상자산 비트코인의 가격이 11%대 급락했고 테슬라의 주가까지 덩달아 9% 폭락했다. 그 결과 머스크의 재산은 하루 만에 17조원가량이 증발하면서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미국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3일 오후 2시 현재(한국시간) 비트코인의 가격은 전날 대비 11%가량 하락한 4만9800달러(약 55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21일 역대 최고가인 5만8640달러(약 6500만원)까지 치솟았으나 5만 달러 선이 붕괴한 것이다.

투자업계는 이 같은 폭락이 머스크의 말에 영향을 받은 것이란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대표적인 비트코인 회의론자이자 금 투자 옹호론자인 피터 시프와 트위터를 통해 대화를 나누며 “비트코인의 가격이 높은 것 같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자신을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는가 하면 그가 이끄는 테슬라를 통해 비트코인에 15억 달러(1조6700억원) 규모를 투자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런 그의 말 한 마디에 비트코인의 가격이 미끄러진 형국이다.

테슬라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8.55% 하락한 714.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9월 23일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이 회사가 대규모로 투자한 비트코인의 하락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 하락으로 머스크의 재산도 하루 만에 152억 달러(16조9000억원) 증발했다. 이에 머스크는 세계 부호 1위 자리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에게 넘겨줬다. 머스크와 베이조스의 재산은 각각 1833억 달러, 1861억 달러를 기록했다.

“높은 가격”에 대한 머스크의 언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5월에도 트위터를 통해 ‘내 생각에 테슬라 주가는 너무 높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시 주당 760달러 수준이었던 테슬라 주가는 701달러까지 내렸고 시가총액은 140억 달러 규모가 증발했다. CEO가 자사 주가가 높다고 불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그 배경을 놓고 각종 추측이 쏟아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주식 거래를 위해 일부러 말을 흘린 것으로 의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의 이번 비트코인 가격 발언 역시 또 다른 거래를 염두에 둔 발언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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