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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이홍내가 ‘경이로운 소문’ 활약을 발판삼아 차기작도 곧바로 확정하면서 안방극장의 ‘루키’로 부상했다.

OCN ‘경이로운 소문’은 배우 이홍내의 존재를 대중에게 제대로 알린 첫 작품이었다. 종영 후 실제로 만난 이홍내는 삭발 헤어, 날렵한 얼굴선은 드라마와 똑같았지만 섬뜩했던 악역 ‘지청신’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현실 속 이홍내는 해맑은 미소가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정말 경이롭다”고 운을 뗀 이홍내는 “관심이란게 사람을 들끓게 만들 수 있구나”라며 10년의 무명 시간을 지나와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어 벅찬 심경을 전했다. 이홍내는 최근 인지도가 높아진 걸 실감 한다며 “머리카락도 없어서 눈에 띄어서 더 그런거 같다. ‘실제로 보니까 미남이다’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서 하루종일 웃었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OCN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새롭게 쓴 ‘경이로운 소문’에서 이홍내는 악귀의 숙주이자 악귀 완전체가 된 지청신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도 언급했다. “몰랐는데 제가 오디션을 볼 수 있게 추천을 해준게 (조)병규더라. ‘독고 리와인드’를 같이 했는데 대본리딩 때 두 번 본 게 전부인데 저를 기억해주고 지청신 이미지와 잘 맞을 거 같다고 추천해줘서, 제 시작점을 만들어준 사람이라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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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조병규를 비롯한 ‘카운터’(악귀사냥꾼)들을 긴장시키는 악귀 역을 맡은 이홍내는 방송 후, 오싹한 눈빛과 날렵한 액션, 비주얼부터 스타일링까지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로 ‘괴물 빌런’이란 별명까지 얻으며 주연배우들 못지 않은 인기를 얻었다. 워낙 강렬한 캐릭터였기에 지청신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노력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이홍내는 “다음엔 착한 역할을 해야지 하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지금 이렇게 강하고 날카로운 악역 이미지를 가졌지만 차기작에 제가 재밌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 또 약역이고 삭발이고 주저없이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홍내의 연기력도 강렬했지만, 짧은 머리 역시 인상적이다. 이를 언급하자 이홍내는 “두상 예쁘단 말 많이 듣는다. 어머니께 감사하다”며 “탈모있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삭발을 자의적으로 한 적은 없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은게 삭발 머리의 배우인 거 같다”며 “머리는 언제든 자라는거고 제겐 머리를 미는게 어렵지 않다. 이제는 조금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려면 머리도 다른 스타일로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홍내는 2017년 서태지XBTS의 ‘컴백홈’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그의 출발은 그보다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부터 어린 나이에 상경해 독립영화, 학생단편 등 작품을 가리지 않고 배우로서 경력을 쌓아왔다. 힘든 연기생활에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고.

그는 “부모님이 연기하는걸 좋아하지 않으신다. 언제 남들처럼 취직하고 가정도 꾸리고 할지 걱정이 많으셨다”며 “그런데 이번 작품을 할 때 어머니께서 ‘너 그 일 열심히 계속해봐, 잘하는거 같아.’라고 문자를 주셨더라. ‘아들 고생많았고 멋있다’란 문자를 받았는데 너무 좋더라. 며칠을 잠을 못자고 행복했다. 드라마 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거 같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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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옷을 입은 듯 막강한 악귀 연기는 또 다른 이홍내의 연기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켰다. 이홍내는 올해 자신의 출연작인 영화 ‘카운터’, ‘유체이탈자’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바쁜 행보를 예고한 이홍내의 30대는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 예상할 수 없지만 배우로서 방향성은 알겠다는 그는 “진선규 선배님의 팬인데 선배님께서 ‘우주에 있는 좋은 배우라는 저 별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고 싶다’라는 말씀이 너무 와닿았다”며 “속도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방향을 가지고 30대를 보내지 않을까. 속도가 느려지고 넘어질 순 있어도 방향만은 확실하다. 또 결혼도 해야하지 않을까”라고 눈빛을 반짝였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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