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브룩스
KIA 선발투수 브룩스가 역투를 펼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려면 어쨌든 선발진이 튼튼해야 한다.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 한 명에 토종 원투펀치가 있으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KBO리그는 10개구단 모두 토종 원투펀치로 부를만 한 투수가 없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최소 30승 언저리는 승 수를 쌓아줘야 상쇄할 수 있는게 현실이다.

과거 사례를 봐도 외국인 투수들의 승수 합작이 한국시리즈 직행에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알 수 있다. 당장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NC는 드류 루친스키가 19승을 따냈는데 마이크 라이트도 11승으로 힘을 보탰다. 한국시리즈 파트너였던 두산도 라울 알칸타라가 20승으로 다승왕에 올랐고, 크리스 플렉센이 8승으로 힘을 보탰다. LG와 KT도 외국인 투수 두 명이 25승씩 합작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냈다.

2010년대 후반 최강자로 꼽히는 두산은 2016년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이 40승을 합작했다. 압도적인 전력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2018년에도 세스 후랭코프(18승)와 조쉬 린드블럼(15승)이 33승을 따내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외국인 투수가 팀성적에 갖고 있는 지분이 매우 크다는 의미다.

멩덴
KIA 새 외국인 투수 다니엘 멩덴. 출처=SB네이션

올해는 KIA가 외국인 투수 동반 30승 플러스를 노린다. 지난해 구위만으로 ‘리그 톱’ 평가를 받은 애런 브룩스가 지난 22일 귀국해 자가격리와 시차적응 등을 하고 있다. 브룩스는 지난해 구위만 유지해도 15승 이상 따낼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가족을 위해 KIA 구단과 선수단, 팬들이 보낸 응원 메시지에 크게 감동 받은 만큼 지난해보다 더 빼어난 투구를 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경험을 갖춘 다니엘 멩덴이 가세해 선발진에 힘을 실었다.

멩덴은 “지난해 2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지만, 메이저리그 개막이 늦어져 충분한 재활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에 감염되기도 했지만 무증상 확진으로 몸 상태에 이상도 없다. 몸상태는 매우 좋고, 어깨와 팔꿈치 모두 최상의 상태다. 좋았을 때 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공격적인 투구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 슬라이더와 커터를 효과적으로 구사해 팀이 이길 확률을 높이는 투수가 되고 싶다. 구단에서 마련해준 KBO리그 전력분석 자료를 공부 중”이라고 강조했다.

KIA는 수준급 외국인 투수 두 명에게 특히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다. 브룩스의 구위와 멩덴의 경기 운영 능력이 젊은 투수들에게 좋은 교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대 초중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은 만큼 브룩스와 멩덴의 장점을 잘 흡수하면, 머지 않은 미래에 토종 원투펀치 구축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10개구단 최강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으는 브룩스-멩덴 듀오를 앞세운 KIA가 투수왕국 재건을 꿈꾸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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