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영
2018년 4월 24일 잠실 넥센전에 등판한 LG 손주영.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지명 당시 기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191㎝의 큰 신장, 왼손투수, 그리고 이전부터 높았던 패스트볼 회전수 등이 구속 상승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낸다. 지난해 여름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2021년을 응시한 손주영(23)이 LG 영건 열풍에 합류할 전망이다.

그만큼 내부 평가가 높다. LG 차명석 단장과 경헌호 1군 투수코치 모두 손주영이 토종 선발진에 힘을 보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 단장은 올해 기대하는 영건 투수 중 손주영을 빼놓지 않으며 “몸이 정말 좋아졌다. 작년 전역 후 이천에서 열심히 훈련한 게 눈에 보인다. 손주영도 선발투수로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손주영은 입단 당시 잠재력 만큼은 당해 신인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장에 비해 유연했고 투구 메커닉 또한 부드럽다. 구속 저하를 겪으며 일찌감치 군복무부터 해결했지만 손주영과 함께 했던 2군 포수들은 “주영이는 언젠가는 크게 올라설 투수”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대학팀과 평가전에서 당시의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이 증명됐다. 이천에서 손주영을 지켜본 경 코치는 지난 23일 “작년 시즌이 끝날 때 쯤 주영이가 몸을 다 만든 상태라 주영이를 대학팀과 평가전에 투입했다. 준비 기간이 짧았음에도 군대가기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주영이는 군대 가기 전에도 의외로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낮았다. 구속이 안 나와도 피안타율이 낮았는데 그만큼 수직 무브먼트와 회전수가 좋다. 우리팀에서 남호가 RPM(분당회전수) 2600으로 가장 좋은데 주영이도 남호 못지 않다. 두 투수 모두 좋을 때 RPM 2600을 넘는다. 여기에 지난해 처음 실전이었는데도 구속이 2, 3㎞가 더 올랐다. 이렇게 계속 구속이 오르면 변화구도 타자들에게 까다롭게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 코치는 “투수마다 스타일이 다르지만 주영이 같은 경우는 하이 패스트볼이 유용할 수 있는 투수다. 최근 타자들이 장타를 의식해 발사각을 높이면서 어퍼스윙 궤적이 많다. 로우볼보다 하이볼이 유리한 경우가 많은데 주영이는 신장도 좋고 수직 무브먼트와 회전수까지 두루 하이 패스트볼을 던지기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며 “우리가 넓은 잠실을 쓰는 점도 주영이에게 좋게 작용할 수 있다. 주영이가 계속 힘이 붙으면 플라이볼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 임찬규, 정찬헌, 이민호가 선발진에 들어가겠지만 찬헌이와 민호가 이따금씩 휴식을 취할 때 주영이가 그 자리를 메울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손주영 스스로도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미 스프링캠프에 대비해 이천에서 훈련 중인 그는 24일 “지난해 대학팀과 평가전에서 꾸준히 142㎞ 이상 나왔다. 최고 144㎞ 나왔는데 현역으로 복무하면서 운동도 많이 하고 살을 좀 뺐다. 이천에서도 잘 준비하면서 구속도 오른 것 같다”며 “주위에서 기대를 많이 해주시니까 더 열심히 잘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복귀 첫 해니까 무리하지 않고 1군 선발 10경기를 목표로 잡았다. 군대 간 사이에 1군에 비슷한 또래 혹은 후배 투수들이 많아졌는데 재미있는 복귀 시즌 보내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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